"지나치게 후한 복지가 청년의 퇴사를 유혹하는 모양새예요."
열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입사 1년을 넘기자마자 퇴직하는 직원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그는 "1년 차에는 1개월 개근할 때마다 하루씩 유급휴가가 제공되고 1년이 넘어가는 순간 유급연차 15일이 생긴다"며 "이 법을 이용해 첫 1년간 받은 연차 11일과 1년이 넘어가면서 받은 연차 15일까지 합계 26일의 연차를 한꺼번에 쓰고 퇴직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푸념했다. 이때 퇴직하는 직원은 휴가를 소진한 뒤 퇴직할 때 26일 치 급여와 퇴직금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직원들은 퇴직 후 실업수당을 챙길 수 있게 권고사직 처리를 해주길 종용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19일 매일경제신문이 인터뷰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각종 복지제도가 청년 근로자의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보장해준다"고 말했다. 젊은 직원들이 퇴직할 때 꼭 챙기는 '퇴직 3종 세트'(연차수당, 퇴직금, 실업급여)가 1년마다 취업과 퇴직을 반복하는 메뚜기 취업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게 문재인 정부 때 바뀐 연차일수 계산법이다. 종전 근로기준법은 1년 미만 근로자가 연차를 사용했을 때 2년 차에 주어지는 15일의 유급휴가에서 이를 차감했다. 신입직원이 2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연차가 15일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법 조항이 1년 미만 근로자에게 불리하다며 1년 차에 11일, 2년 차에 조건 없이 15일의 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기업들은 취업 1년이 지남과 동시에 연차 15일이 발생하는 건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A대표는 "오래 일할 의향이 없는 근로자까지 보호해주는 지나치게 관대한 조항"이라며 "1년마다 기업을 옮겨다니면 결국 제대로 된 전문성을 쌓은 인재가 줄어 개인에게 손해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취업 후 곧 퇴직하는 근로자 비중이 늘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근속기간 1년 미만' 근로자의 이직률은 2019년 25.5%에서 2022년 41.4%로 급증했다.
[김동은 기자 /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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