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가 야당 대표이던 2021년 10월 "작아서 보이지도 않아"
바이든(왼쪽)과 스톨텐베르그(오른쪽) 사이에 선 멜로니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가 야당 대표이던 시절, 그의 키를 조롱한 언론인에게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18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밀라노 법원은 전날 멜로니 총리가 여성 언론인 줄리아 코르테세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5천유로(약 756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코르테세가 멜로니 총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1천200유로(약 181만원)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밀라노 지역 언론인인 코르테세는 2021년 10월 트위터(현 엑스·X)에 당시 야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였던 멜로니가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서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실제가 아닌 합성 사진이었고, 멜로니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게시물을 올리고 문제로 삼자 코르테세는 "나는 당신이 겁나지 않아요. 조르자 멜로니"라며 "결국 당신은 키가 120㎝에 불과하잖아요. 나는 당신을 볼 수도 없어요"라고 대응했다.
멜로니의 키는 158㎝에서 163㎝ 사이로 추정될 뿐 정확한 키는 공개돼 있지 않다.
멜로니 총리는 코르테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동시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코르테세의 트윗이 신체적인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며 멜로니 총리의 손을 들어줬다.
코르테세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수 있다. 멜로니 총리의 변호인은 판결이 확정되면 손해배상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
멜로니 총리가 언론인을 법정에 세운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로마 법원은 지중해 난민 이슈를 다룬 TV 토크쇼에서 멜로니에게 욕설한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에게 1천유로(약 142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비아노는 이탈리아 나폴리의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실상을 고발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 '고모라'의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2024 세계언론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5계단 하락한 46위를 기록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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