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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8 (수)

[의대증원 파장] 전공의 1302명 사직서 수리…1만명 일괄 처리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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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복지부 방침 반발
경영 악화에 병원 줄도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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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211개 수련병원의 레지던트 사직률은 12.4%로 1만506명 중 1302명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엘리베이터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휴진을 시행하며 환자들에게 드리는 글이 붙어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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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조소현·이윤경 기자] 수련병원들이 정부 방침에 따라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도 응시하지 않으면 당분간 '전공의 없는 병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211개 수련병원 레지던트 1만506명 중 1302명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사직률은 12.4%로 전날(0.82%)에 비해 늘었다. '빅5' 병원 레지던트 사직률도 38.1%(1992명 중 732명)로 하루 새 716명 늘었다.

병원들은 무응답 전공의 사직서 일괄 처리에도 돌입했다. 이날까지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 병원의 전공의 정원은 한정돼 있어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가 완료돼야 결원 규모를 확정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원)에 각 과마다 필요한 전공의 정원을 요청할 수 있다.

정부는 수평원 사무국에 신청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정원을 고려해 오는 22일부터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결국 1만명이 넘는 전공의들이 사직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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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3월25일 서울 한 대학병원 인턴 전공의 공간. 기사 내용과 무관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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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병원 중 세브란스병원을 제외한 4곳은 미복귀 전공의를 일괄 사직시키고 오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통해 결원을 보충할 방침이다. 서울대병원은 전날 복귀나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 사직합의서를 발송했다. 합의서를 작성한 전공의에 한해 2월부터 사직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사직 시점은 논의 중이다.

서울성모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전날 전공의들에게 "16일까지 복귀 또는 사직 여부를 밝히지 않을 경우 17일 오전 사직 처리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서울삼성병원도 지난 15일자로 무응답 전공의 사직서를 일괄 수리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교수들은 무응답 전공의 사직서 일괄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 사직 수리 시점도 전공의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수련병원 교수 대표 모임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보건복지부는 수련병원 원장들에게 지난 15일까지 소속 전공의의 복귀·사직 여부를 확인해 결원을 확정하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하라고 안내했지만 행정지도에 불과하다"며 "강요될 수 없고 따르지 않았다고 불이익 조치를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과정의 꼼수를 따르다 전공의들을 수련병원에서 더욱 멀어지게 해 필수의료 몰락으로 이어지는 패착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며 "사직서 처리 및 수리 시점은 소속 전공의들과 논의 후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단체 예상대로 전공의들이 오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도 응시하지 않으면 다음해 9월 이후에야 병원에 돌아갈 수 있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차질 장기화가 우려된다.

경영 악화로 도산하는 병원들이 잇따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빅5 병원의 한 교수는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전공의들이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병원 적자를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다. 간호사와 의료 기사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의 어려움도 당연히 누적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대 교수도 "전공의가 없어서 진료가 확 줄고 교수들 피로도도 높은 상황"이라며 "많은 교수가 병원 현장을 떠났다. 사태가 오래갈 경우 도산되는 병원이 나올 수 있다. 연쇄 부도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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