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대표 38세 마린 통들리에
중도좌파… 온화한 이미지로 인기
르펜과 3차례 대결은 모두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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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을 얻지 못해 정국이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중도 좌파 성향의 여성 정치인 마린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38)가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 내 총리 후보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고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중도 좌파인 녹색당 및 사회당, 강경 좌파 성향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및 공산당 등 4개 정당이 속한 NFP는 이번 총선에서 총 577석 중 182석을 확보해 1위를 차지했다.
대통령제인 프랑스에서는 총선 1위 정당이 대통령 동의를 얻어 총리를 배출하는 것이 관례로 여겨진다. 하지만 NFP 소속 정치인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편인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반대파가 적지 않다. 그는 ‘급진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부유세 도입 같은 극단적인 공약을 주창하고 있다. NFP 내부에서는 사회당이 특히 그의 총리 등극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중도 우파 성향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또한 그에게 부정적이다.
총선 전만 해도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통들리에 대표는 이런 멜랑숑 대표와 달리 온화한 이미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멜랑숑 대표를 ‘분열적인 정치인’이라고 비판하며 자신이 갈등을 풀고 필요시 총리로도 나서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당을 상징하는 녹색 재킷을 즐겨 입는 통들리에 대표는 2009년 녹색당에 입당했고 2022년 당 대표가 됐다. 그의 고향인 북부 에냉보몽은 이번 결선투표에서 3위, 지난달 30일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텃밭으로 꼽힌다. 특히 마린 르펜 전 RN 대표의 오랜 지역구이기도 하다.
통들리에 대표는 2012, 2017, 2022년 총선에서 세 차례 모두 르펜 전 대표와 대결했다. 모두 패했지만 2022년에는 득표율을 39%까지 끌어올려 ‘반(反)극우 정치인’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통들리에 대표 또한 “다른 정치인보다 10년 앞서 극우 열풍을 우려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NFP 내 녹색당의 입지가 크지 않고 통들리에 대표 또한 시의원, 당 대표 경험이 고작이어서 그가 총리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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