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구성 요원한데다 올림픽 앞두고 "국가 연속성" 차원
좌파연합 내분 지속…극좌 정당, 사회당 등 제시한 기후 전문가에 반대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브리엘 아탈 총리의 사임을 수용하되, 당분간 임시로 정부를 이끌도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국무회의에서 아탈 총리와 그 내각의 사퇴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AFP 통신에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일과가 끝날 무렵 아탈 총리 등의 사임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26일 2024 파리올림픽이 개막하는 만큼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아탈 총리에게 임시 정부 운영을 요청할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아탈 총리도 국무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신뢰에 감사를 표하며 그의 정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의 연속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이는 지난 7일 총선 결선 투표 이후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범여권을 중심으로 연립정부를 구성할 시간을 더 확보하려는 조치라고 AFP 통신은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0일 프랑스 국민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사실상 좌우 양극단 진영을 제외한 중도 진영이 공화 전선을 구축해 연립 정부를 구성해줄 것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범여권이 "과반수 연립 정부 또는 광범위한 입법 협약을 위한 제안을 테이블 위에 올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성과의 보전, 강력한 주권적 대응에 대한 강조, 사회 정의를 위한 조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축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이번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에 정부 운영권을 넘기지 않겠다는 뜻이 담겼다.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 |
총선 직후 총리 배출을 자신한 좌파 연합은 현재 극심한 내분에 빠져 있다.
특히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상대적 온건 좌파인 사회당이 총리 후보를 두고 힘겨루기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회당은 지난주 LFI가 제시한 레위니옹 도지사 위게트 벨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LFI는 전날 성명을 내 사회당이 자기 진영 사람을 총리로 앉히기 위해 다른 정당이 제시한 후보들을 이유 없이 반대하고 있다며 협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전날 저녁 NFP 내 LFI를 제외한 사회당과 공산당, 녹색당은 2015년 파리기후 협약 당시 프랑스 협상 대표였던 로랑스 튀비아나(73)를 총리 후보로 제시했다.
사회당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이날 프랑스앵테르에 출연해 "튀비아나는 우리가 지지하는 사회적이고 생태적인 공화국이라는 목표에 완전히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LFI의 마누엘 봉파르 의원은 프랑스2 방송에 나와 사회당 등의 제안이 "진지하지 않다"며 튀비아나의 정치적 성향이 마크롱 진영과 너무 유사해 NFP의 공약 이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LFI와 사회당이 상대가 내세운 후보를 각각 거부하면서 좌파 연합 내 교착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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