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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2 (목)

"고기 리필하더니 다 남기더라"…유튜브서 뜬 국밥집 적자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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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속 고기 무한리필하다 가게 적자

작정하고 와 음식 남기는 '진상' 손님 탓

이후 고기 추가 비용 받아 겨우 적자 면해

인천의 한 국밥집이 유튜브에서 가성비 좋은 맛집으로 소개된 후 손님은 늘었지만 오히려 적자를 봤다는 근황이 알려졌다.

12일 유튜브 채널 '그린바틀TV'는 '저 때문에 적자가 났다고 합니다. 사장님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8분 14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 그린바틀은 영상 도입부에서 "올해 초에 소개해 드린 가성비 국밥 맛집, 인천 연수구 연수동의 '여기손맛국밥' 가게를 기억하시냐?"며 "당시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신상 맛집이었고, 밥뿐만 아니라 국밥 안 고기까지 무한리필 된다는 사실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는 곳이었다"는 말로 해당 가게를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제가 영상을 올린 후 많은 손님이 찾아주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좋은 후기들도 종종 올라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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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에 든 고기 무한 리필이 가능했던 지난 1월 촬영한 영상[이미지출처=유튜브 채널 '그린바틀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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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이 국밥집의 모둠 국밥 한 그릇은 7900원이었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19세 미만 학생들에게는 여기서 1000원 할인한 6900원을 받고 있었다. 또 밥과 반찬이 무제한 제공되고 특히 국밥에 들어있는 고기도 무료로 무한리필 가능했다. 하지만 유튜브에 소개된 지 두세 달 정도 지나 이 가게의 운영 원칙이 바뀌었다. 더 이상 고기 리필이 무료가 아니고 고기를 추가하면 2000원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영상을 보고 무한리필을 기대하며 이곳을 찾았던 손님들은 아쉬워했다.

그린바틀은 "다년간 맛집 유튜브를 운영해 온 저로서는 분명 좋은 소식은 아닐 거로 직감했다"며 "역시나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손님은 많이 늘었지만 오히려 적자를 보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적자가 아닌 흑자가 됐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해당 가게를 재방문했다.

그린바틀이 국밥집 사장에게 고기 무한 리필을 중단한 이유에 관해 물었더니 사장은 "이런 표현 정말 죄송스럽지만 소위 말하는 '진상' 손님이 정말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사장의 본래 의도는 동네에 거주하는 손님들을 상대로 국밥에 소주 한잔하는 이들에게 안주가 모자라지 않게 소소하게 고기를 리필해주면서 정겹고 따뜻한 정을 나누려던 것이었는데, 유튜브 영상이 업로드되고 외부 손님이 많이 찾아와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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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국밥집 사장이 공개한 사진. 손님이 먹지 않고 그대로 남기고 간 밥과 국밥이 보인다. [이미지출처=유튜브 채널 '그린바틀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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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집 사장은 "유튜브 나가고 난 뒤 기본으로 무한리필이 되는 줄 알고…. 다 거덜 났다. 그다음 날 팔 게 없을 정도였다. 두 달 동안 월세를 못 낼 정도로 적자였다"고 고백했다. 사장이 직접 공개한 사진 속 한 손님은 밥을 고봉으로 쌓아 서너 번을 먹더니 마지막엔 밥을 고스란히 남기고 자리를 떴다. 또 단체 손님들이 스타렉스를 타고 한 번에 몰려와 전원이 처음부터 작정하고 고기를 계속 리필하더니 잔뜩 다 남기고 간 일도 있었다. 가게 사장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다 보니 오죽했으면 손님이 그만 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전했다. 결국 사장은 몸은 힘든데 적자가 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고기 리필을 중단하고 말았다.

결국 그린바틀은 사장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사장님도 제가 영상을 좋은 의도로 올린 사실을 알고 계셔서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았다"며 "이젠 고기 리필할 때 2000원의 추가금을 받기 때문에 적자는 아니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 집이 이제 고기 리필 무료는 아니지만 많은 방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생각보다 진상이 많다. 특히 가성비가 좋은 집일수록 더 심하다"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인 줄 안다" "진상들 때문에 정상적으로 사 먹는 사람들까지 피해를 본다" "진상이 진상짓 했네. 남기지나 말지" "저렇게 좋은 식당들이 잘 돼야 하는데" "사장님 리필 중단 잘하셨다" "거지 근성이 저렇게 무섭다" 등 사장을 응원하고 진상 손님을 비난하는 댓글을 남겼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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