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권 분야 협력사업 발판…WIPO 총회 계기 브라질·덴마크 등과 포괄협력 MOU
한국신탁기금 '지재권 격차해소 노력' 올해로 20주년 맞아
인터뷰하는 김완기 특허청장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우리나라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와 진행하기로 한 인력교환 사업이 오는 9월부터 시작된다.
지식재산권 분야 선도국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대표 기구와 밀착하며 다양한 협력 사업을 벌일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다롄 탕 WIPO 사무총장 면담을 통해 WIPO와 특허청 간 직원 파견 교류를 오는 9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인력 교환 프로그램은 한국 특허 전문가가 WIPO에 파견돼 지재권 분야 다양한 실무 경험을 공유하고, 한국에 온 WIPO의 전문가들은 특허 관련 컨설팅을 수시로 우리 기업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제특허출원(PCT) 실적이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인 한국 기업들이 번거로움 없이 국내에 머무는 WIPO 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고, WIPO와 다양한 협력 사업을 벌일 기회도 확보하기 용이하다.
인력 교환 사업은 사실상 WIPO 한국사무소를 개설한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특허청은 기대하고 있다. 인력 교환 프로그램을 WIPO와 진행하는 나라는 193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김 청장은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제네바에서 진행된 제65차 WIPO 총회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총회에서 대표 연설을 통해 지식재산 행정 전반에 인공기능(AI) 기술을 도입하고 2차전지 분야에 특허심사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디지털 전환기에 한국 특허청이 어떤 대응을 하는지를 회원국들에 소개했다.
총회와 별도로 진행한 세계 10개국 특허청장과의 양자회담에서는 지식재산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성과가 나왔다.
브라질, 덴마크 특허청과는 지식재산 보호와 사업화, 지식재산 데이터 교환 및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괄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인도, 독일, 아르헨티나와는 포괄협력 MOU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김 청장은 올해가 한국신탁기금 20주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2004년 설립된 한국신탁기금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지식재산권 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업을 벌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날 오후 WIPO 본부에서는 한국신탁기금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김 청장은 "한국신탁기금을 통해 청소년과 중소기업인, 여성 등을 위한 지식재산권 교육 콘텐츠 개발 사업을 벌였고 개도국 특허청에 AI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면서 "올해 4월에는 필리핀 특허청에 제공한 AI 역량 강화 컨설팅은 특히 큰 호응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허청은 '여성 과학자들을 위한 지식재산권 리더십 교육 한국과정'을 오는 9월부터 운영하고 개도국 특허청을 대상으로 한 AI 컨설팅 사업도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김 청장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국가들과도 지식재산권 협력을 벌일 것"이라며 "중남미와 아세안, 아프리카 등 3개 권역으로 나눠서 준비 중이며 아세안과는 오는 9월 특허청장 회의가 열린다"고 소개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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