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8일 파업에 돌입했다. 1969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4000여명의 노동자가 화성사업장 정문 주차타워 앞 5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지난 1월부터 사측과 교섭을 벌여온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지난 5월29일 파업을 선언하고, 지난달 7일에는 첫 연가 투쟁을 벌였다. 전삼노는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으로 발생하는 임금 손실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 노동자들의 파업이 다소 생경하지만, 파업 때마다 고장난 녹음기처럼 반복돼온 비판은 이번에도 등장했다. 전 세계가 반도체 전쟁 중인데 전삼노가 한국 경제를 ‘볼모’로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국가 경제, 시민 불편 운운하는 볼모 타령은 지겹다. 파업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다. 경제적 손실과 불편은 당연한 전제다. 가난하고 어려운 노동자가 많은데 고액 연봉자가 파업해도 되느냐는 상투적인 훈계도 나온다. 노동자들을 이간질해서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다. 중요한 것은 노사 간 신뢰다. 삼성전자보다 작고 여유가 없는 회사들도 노동자들과 임금 협상을 잘만 해왔다. 삼성전자의 첫 파업이 원만하게 해결되기 바란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창민 논설위원 riski@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5·18 성폭력 아카이브’ 16명의 증언을 모두 확인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