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재외공관장 임명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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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러시아는 결국 자신에게 남북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로이터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distinct)이자 심각한(grave) 도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로이터와 대통령실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인터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러 군사 협력을 “불법”이라 규정하며 러시아에 변화된 행동을 요구했다. 북한에 대해선 “명백한 국제사회의 민폐(menace)”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러시아가 계속 (대북 제재) 유엔 결의안을 어기는 것은 한·러 관계에 명백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결의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러시아가 불법적인 군사 협력에 관여하고 있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군사·경제 협력 제공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평양 에서 정상회담 뒤 서명한 조약을 들어 보이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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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북·러 밀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올해 9월 서울에서 한국 정보기관이 주최하는 사이버 방어훈련에 나토 동맹국을 초청하여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11월 미 대선 당선 가능성과, 이에 따른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 변화 방향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declined to comment)했다”고 보도했다. 대신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지난 70여 년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인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해 왔고,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터뷰 기사에 인용되진 않았지만, 대통령실은 한국의 핵무장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서면 답변을 별도로 공개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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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자체 핵무장에 대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해법은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 합의 이후 한·미 동맹은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과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8일~11일 미국을 방문한다. 8~9일 하와이를 들러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United States Indo-Pacific Command)를 찾은 뒤, 10~11일엔 워싱턴 DC로 이동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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