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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휴전 원하는 이스라엘군...탄약 부족 말고도 이유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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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와 9개월 장기전 물자부족

초정통파 유대교도 징병 거부 논란

이란, 헤즈볼라·군벌들에 무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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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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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부가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에 하마스와의 휴전을 강하게 요구한 이유가 진짜 탄약 부족 때문일까.

이스라엘군은 당장 전쟁을 못 할 정도로 탄약이 부족하진 않지만, 북부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물론 국경지역 전반에 걸친 친이란 군벌조직들과의 확전을 우려해 탄약사용 제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스라엘 내부에서 중동전쟁 이후 가장 긴 하마스와의 교전에 지친 초정통파 유대교인들을 중심으로 징병 거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휴전 촉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탱크에 포탄 다 못 채워"…휴전 원하는 이스라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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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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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전·현직 이스라엘군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 군 고위 간부들이 인질석방과 군의 재정비를 위해 휴전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이 전쟁 장기화로 탄약과 무기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앞으로 헤즈볼라와의 확전에 대비해 탄약을 비축하려면 휴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익명의 이스라엘군 장교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의 일부 탱크들은 포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출전하고 있다. 군용 불도저와 장갑차 등 차량의 부품들도 부족하다"며 "지난해 10월 이후 4000명 이상의 군인이 부상당하고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병사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지도부가 휴전 요구를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전달했는지 여부는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휴전과 관련해 군 지도부와 네타냐후 내각 간 의견충돌은 지속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 군부에서는 하마스를 궤멸시키기 전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목표가 실현 불가능하며 현실적인 목표수정이 필요하다고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이 현지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신념이고 정파이며 그 사람들의 마음 속에 뿌리내려져 있는 것"이라며 "하마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의견은 틀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전쟁 이후 가장 긴 전쟁…초정통파 징병 거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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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이 징병 거부 시위에 나서고 있다.[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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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은 9개월째로 접어든다. 과거 중동전쟁 이후 최장기간 전쟁이 지속되자 이스라엘 내부의 반전 여론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 특히 징병을 거부하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시위와 집회가 늘어나면서 네타냐후 내각도 긴장하고 있다. 이들의 반발이 거세져 초정통파 정당들이 네타냐후 연정에서 탈퇴하면 곧바로 내각이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초정통파 유대교도 수천명이 징병 거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우리는 입대하지 않을 것이다. 군대가 아닌 감옥으로 보내라"고 주장했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고 공용차량을 공격하면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해당 시위는 앞서 이스라엘 대법원이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병역면제 혜택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들도 똑같이 다른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군 복무를 해야한다고 판결한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부터 초정통파 유대교도인 '하레디'에 대해 병역면제 특례를 부여해왔다. 이들은 일생을 신학교에서 유대교 경전인 토라를 공부하며 폐쇄적인 공동체 생활을 하는 종교집단이다. 이스라엘은 건국 초기 하레디 세력들이 국가 건립에 앞장섰고, 민족정신 보존차원에서 이들에게 각종 혜택을 부여한 바 있다. 하지만 전쟁 장기화로 추가 파병 인원이 부족해지자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하레디도 징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현재 네타냐후 연정에 참여 중인 샤스당, 토라유대주의연합 등 초정통파 정당들이 하레디에 대한 병역 면제 혜택을 종료하면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 네타냐후 내각의 고심이 깊다.
헤즈볼라·친이란 세력에 무기 지원하는 이란…확전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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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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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내우외환이 지속되는 동안 이란이 헤즈볼라와 중동 내 친이란 군벌조직들에게 무기를 지원해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향후 반이스라엘 세력들의 연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이란은 2022년 이후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무장조직들을 팔레스타인 민병대란 이름으로 규합, 연합대대를 창설시키고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이달 1일에는 이스라엘 국경경찰과 군대가 이란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로 총기를 밀수하려던 밀수업자 일당을 검거하기도 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군벌조직인 이라크 민병대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대규모 군사공세를 벌일 경우 이라크 및 중동 내 이스라엘과 미국의 기지들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중동 내 친이란 무장조직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칫 이스라엘의 전선이 남부 하마스와의 단일전선에서 사방으로 펼쳐질 위험성이 커졌다. ISW는 "가자지구 북부 슈자이야 지역에서는 하마스 부대가 다시 규합하고 있고 레바논 일대에서 헤즈볼라와 새로운 전면전 우려가 있으며,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민병대가 예루살렘을 직접 겨냥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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