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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의대증원 파장] 휴진 파급력 미약…정부 강공·전공의 외면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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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더 이상 할 게 없다"
휴진 장기화…내년 초까지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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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고 서울아산병원마저 진료 축소·재조정을 시행했지만 우려했던 혼란은 크지 않았다. 사진은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진료 축소·재조정에 들어간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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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고 서울아산병원도 진료 축소·재조정을 시행했지만 우려했던 혼란은 크지 않았다. 정부는 의사들을 향해 집단휴진을 멈춰달라고 당부하면서도 2025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를 압박할 '마지막 카드'로 여겼던 휴진이 사실상 파급력을 상실하면서 의사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세브란스병원 교수들 대다수는 진료실을 지키고 있다. 병원도 환자들에게 '정상 진료 중'으로 안내하고 있다. 내원한 환자들도 대부분 차질 없이 진료를 받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진료 축소·재조정에 들어간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예약이 연기된 외래진료와 수술은 극히 일부로 파악됐다. 교수들은 중증·응급 환자 진료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휴진과 진료 축소·재조정의 파괴력이 크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2025년도 의대 정원은 이미 결정됐다"며 "전공의 처분도 정당한 행정명령이기 때문에 취소하기 어렵다"고 했다.

휴진 카드에도 정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의사들은 다음 행보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예약된 환자들만 병원에 오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휴진 영향이 미미하게 보이는 것"이라면서도 "(휴진 외)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무기한 휴진을 이어가는 방안만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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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4월30일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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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도 휴진 및 진료 축소 동력 약화의 주된 요인이다. 전공의들은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의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도 불참을 선언했다. 올특위에는 전공의 몫으로 공동위원장과 위원 3명 자리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몫 위원 1명 자리가 각각 마련돼 있지만 현재 공석이다.

올특위는 이날 열리는 3차 회의부터 전공의와 의대생의 공개 참관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임진수 의협 기획이사는 "참석자들은 해당 직역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고 의결권 역시 당연히 주어지지 않으며 오직 참관만 가능하다"며 "항간의 우려와 같이 올특위가 독단적 밀실 협상을 위한 협의체가 아니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협회의 동향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젊은 의사들을 위해 참관을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장기전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는 진료 축소·재조정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 관계자는 "파급력을 생각했다면 휴진, 셧다운을 했을 것"이라며 "전공의가 나간 후 교수들 피로도가 많이 축적됐다. 나간 교수도 여럿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무 말도 듣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 현장이 파국으로 가도 별로 관심이 없을 것 같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전공의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하반기가 되면 도산하는 병원이 나오고 병원이 연쇄적으로 부도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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