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9 (화)

'재벌사위 금수저→노동자아들 흙수저'…영국 총리, 오늘 바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기총선서 보수당 참패, 14년 만에 정권교체…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 신임 총리 올라

머니투데이

영국 총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인도 재벌 사위이자 수조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리시 수낵 총리가 물러나고,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신임 총리에 오른다. 고든 브라운(제74대·2007~2010년) 총리 이후 14년 만에 노동당 총리의 등장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국 총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인도 재벌 사위이자 수조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리시 수낵 총리가 물러나고,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신임 총리에 오른다. 고든 브라운(제74대·2007~2010년) 총리 이후 14년 만에 노동당 총리의 등장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파이낸셜타임스(FT)·BBC방송 등 외신을 종합하면 전날 영국에서 임기 5년의 하원의원 650명을 선출하는 조기총선을 실시한 결과 제1야당인 노동당이 절반을 훨씬 웃도는 의석을 얻으며 정권을 잡게 됐다. 개표 마무리 단계인 이날 오전 8시40분(한국시간 오후 4시40분) 현재 노동당은 409석을 확보했다. 수낵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119석에 그치며 참패했다.

수낵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하고 스타머 대표에 축하를 전달했다. 그는 "영국 국민이 냉정한 판단을 내렸고, 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다"며 "나는 모든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했다. 신임 총리에 오르게 된 스타머 대표는 "우리가 해냈다"며 승리를 선언하고 영국에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머니투데이

신임 영국 총리에 오르게 된 스타머 대표는 "우리가 해냈다"며 승리를 선언하고 영국에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타머 대표는 1962년생으로(62세) 영국 런던에서 공장 기술자인 아버지와 국민보건서비스(NHS) 간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노동당 지지자였던 그의 부모는 노동당을 만든 키어 하디 초대 당수의 이름을 따 그의 이름을 지었다. 키어는 아일랜드어로 '어둡다', '우울하다' 등 뜻을 가진 단어여서 어린 시절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는 만성 희소병을 앓았고 세 형제자매가 함께 자라는 집안의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다. 스타머 대표는 리즈대와 옥스퍼드대에서 법학을 공부했는데 가족 중 대학을 다닌 유일한 인물이다.

스타머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며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맥도날드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환경운동가들의 변호를 맡았고, 우간다에서 400명의 사형선고를 뒤집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노동당 집권 시기인 2008~2013년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검찰청(CPS)의 청장을 지냈다. 임기를 마친 뒤 검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당시 찰스 왕세자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바 있다. 영국인들이 그를 '키어 스타머 경'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머니투데이

스타머 대표는 52세에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발을 들인 '늦깍이 정치인'이다. 하지만 단기간 당내 영향력을 키우며 정계 입성 5년 만인 지난 2020년 노동당 대표에 올랐다. 사진은 스타머 대표와 그의 아내 빅토리아. /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타머 대표는 52세에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발을 들인 '늦깎이 정치인'이다. 하지만 단기간 당내 영향력을 키우며 정계 입성 5년 만인 지난 2020년 노동당 대표에 올랐다. 그가 대표를 맡은 이후 좌파 성향의 노동당을 중도 정당으로 재편했고 이번 선거 압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리스마나 스타성이 부족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한계라는 분석도 있다. 당 내외에 반대 세력이 있어 국정 운영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그가 노동당을 중도 성향의 정당으로 바꾼 탓에 본래 당의 색채가 약해졌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영국 정부가 극심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무섭게 뛴 물가를 잡고, 무너진 공공서비스를 재건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