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는 당정관계·신뢰 중요... 韓은 아냐"
"당정 신뢰 깨질 때 대통령 탈당한 역사 많다"
"尹에 민심 순응 강조하고 당 '폭파' 수준 혁신"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플랫폼에서 동대구역으로 향하는 KTX 열차에 탑승하기 전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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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에서 '절윤'(絶尹·윤석열 대통령과의 절연)이라는 표현이 나온 걸 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집권여당의 대표에겐 '국민과의 신뢰', '대통령과의 신뢰' 모두 중요하다. 이런 신뢰를 배타적이지 않게 끌고가는 게 리더십"이라며 "그런데 한동훈 후보는 이미 대통령과 신뢰가 끝났다. 한 후보 당선 땐 윤 대통령이 탈당 수순을 밟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한 후보의 약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이 '당정 조율'의 적임자라는 사실을 부각시킨 것이다. 윤 후보는 한 후보의 '채 상병 특별검사법'에 대한 조건부 찬성 입장에 대해서도 "당권이 아닌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며 "내가 혹 그런 생각을 했어도, 대통령을 먼저 설득해 신뢰를 지켰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더독' 후보라는 평가에도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지난 총선에서 괴멸적 참패를 당하고 80일 넘도록 총선 백서 하나 못 만드는 게 우리 당이다. 변화하고 혁신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 없다. 솔직하게 '공천만 받으면 끝'인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 나처럼 '공천 받아도 정말 힘들다' 느끼는 사람이 혁신의 선봉장이 될 수밖에 없다. 나와 당, 그리고 전부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서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진정성으로 열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출마한 것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석열계와 비윤석열계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과거 친박근혜계·비박근혜계 갈등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파탄적이다. 적어도 10배 이상 파괴적이다. 한동훈 대 원희룡은 '현재 권력 대 미래 권력'의 대결로 당에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이런 후보들이 나서선 안 된다. 계파 분화도 결국 대통령실이 (특정 후보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여당 대표에게 당정 관계가 핵심인데, 이는 신뢰 위에서만 바로 설 수 있다."
-'신뢰의 부재'는 한 후보를 겨냥한 것인가.
"대통령실에서 한 후보에 대해 '절윤' 등 표현이 나오고 있지 않나. 신뢰가 끝났다는 메시지다. 당정의 신뢰가 깨지면 어떻게 되는지 이전 정권을 상기하면 답은 나온다. 노태우 김영삼 박근혜 대통령 모두 탈당했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갈등하면 결국 현재 권력이 탈당의 수순을 밟게 된다."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플랫폼에서 동대구역으로 향하는 KTX 열차에 탑승하기 전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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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가 띄운 '채 상병 특별검사법' 조건부 찬성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설령 그런 생각을 했더라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지켜보며 기다리다 당대표가 되어 대통령에게 '정무적 판단을 하자'고 설득하는 게 먼저 아닌가. 당권이 안 돼도 분위기를 타 자신의 대권 행보를 이어가겠단 생각이 깔린 행보로 보인다."
-윤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당정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생각인가.
"대통령 측근 세력들의 '윤심이 당심, 당심이 민심'이라는 태도가 대통령을 망쳤다. 권력은 민심의 바다에 떠 있다. 민심이 뒤엎으면 그냥 '가는' 거다. 민심의 뜨거운 목소리를 가감없이 던지며 민심에 순응해야 한다는 말부터 대통령에게 하겠다. 물론 이것도 다 상호 신뢰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이야기다."
-'폭파'라는 표현으로 당의 확실한 체질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데.
"당대표의 전리품이 된 여의도연구원부터 혁파하겠다. 최고 이론가를 원장으로 모셔 국민의힘의 이념적 좌표를 제시하겠다. 그렇게 이익 정당이 아닌 이념적 동지 의식이 있는 정당으로 탈바꿈 시키겠다. 민생을 위해 '약지위원회(약자를 지원하는 위원회)'를 만들고, 당원 중심 정당 변모를 위해 '당원 신문고'를 도입하겠다."
-당대표 선거가 결선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후보의 '채 상병 특검법' 제안이 자신의 대권만을 겨냥한 행보라는 걸 당원이나 국회의원, 단체장들이 다 안다."
-비한동훈계 단일화 가능성도 계속 흘러 나오는데.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다. 당원과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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