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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美 독립기념일 연휴 7000만명 대이동… 인플레 둔화로 ‘자동차 여행’ 다시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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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간 5명 중 1명꼴 여행 떠날듯

소득 줄어든 저소득층은 휴가 포기

동아일보

미국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3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외곽의 주간(州間) 고속도로인 ‘루트 93’에 도시를 빠져나가는 차량이 크게 몰리며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미국은 독립기념일 휴일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 보스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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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전후로 역대 최대 인원이 여행길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지난달 29일부터 독립기념일 주간이 있는 7일까지 9일 동안 약 7090만 명이 집에서 최소 50마일(약 80km) 이상 이동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미국 인구가 약 3억4200만 명인 것을 감안할 때 5명 중 1명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2022년 휘발유 값 급등 이후 주춤했던 자동차 여행이 미 인플레이션 둔화로 다시 활발해짐에 따라 여행객도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다. AAA 측은 “여름휴가가 본격화되고 원격 근무가 늘어 독립기념일 전후로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독립기념일인 4일은 목요일이라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4∼7일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분위기다. 미 뉴욕에 사는 코트니 새들러 씨(37)는 “초등 아이들도 방학이라 나이아가라 폭포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며 “편도 7시간 이상 거리지만 작년, 재작년보다 휘발유 값이 떨어져 부담은 덜하다”고 말했다.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객도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AAA는 작년보다 7% 증가한 574만 명이 7월 4일 비행기로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AA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독립기념일 주간 미 국내선 항공료는 2023년에 비해 2% 저렴하며, 국내선 왕복 항공권의 평균 가격은 800달러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행을 놓고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증시 랠리로 소득이 늘어난 중산층은 여행 소비를 늘리고 있지만, 고물가에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저소득층은 여름휴가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더글러스 공항에서 근무하는 라숀다 바버 씨(42)는 뉴욕타임스(NYT)에 “시간당 19달러, 주당 40시간을 일하지만 가파르게 오른 주택 임차료나 식료품비로 쓰고 나면 남는 게 많지 않다”며 “가족 휴가를 다녀온 지 몇 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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