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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신성모독 논란 속 '출산하는 성모상' 전시 중 훼손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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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오스트리아 성당에 전시돼 논란이 된 성모상 '즉위'의 훼손되기 전 모습. 〈사진=오스트리아 린츠 성모마리아 성당 홈페이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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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 논란을 일으킨 성모상이 오스트리아 성당에 전시된 지 며칠 만에 훼손됐습니다.

현지시간 3일 워싱턴포스트(WP)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린츠의 성모마리아성당은 지난 1일 현대 예술가 에스터 슈트라우스가 구상한 조소작품 '즉위'를 철거했습니다.

이날 새벽에 괴한들이 침입해 성모상 머리 부위를 잘라냈기 때문입니다. 작품이 성당 내부에 전시된 지 불과 며칠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훼손된 작품은 성모 마리아가 바위에 앉아 예수를 출산하는 장면을 묘사했습니다. 현실에서 여성들이 출산을 위해 취하는 자세대로 치마를 뒤로 걷고 다리를 벌린 모습입니다. 또 작품은 성모 마리아의 신체를 이상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실제 임신부의 불룩 튀어나온 배와 굵은 다리 등을 적나라하게 형상화했습니다. 표정도 산고로 일그러져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전통적 종교예술에서 성모 마리아를 아름답고 성스럽게 묘사하는 것과 크게 달라 논란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작품은 전시회 전부터 가톨릭계 일부의 불만을 샀습니다.

여성과 가족의 역할과 성 평등을 주제로 한 기획 전시 기간(3주)에만 설치된다고 하지만, 성당에 전시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 작품이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하며 철거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도 등장했는데, 1만 2천 명 이상이 서명했습니다.

작품 훼손에 대해 린츠 교구는 성명을 통해 “이 작품을 전시하면 논란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도 “해당 작품이 일부 신자들의 신심에 상처를 냈다면 유감이지만, 예술의 자유를 공격하고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작품을 구상한 여성작가 슈트라우스는 기존 예술작품 속 “성모 마리아의 이미지는 대부분 남성에 의해 만들어져 가부장 제도의 굴레에 갇혀 있다”며 “내 작품에서 성모 마리아는 자기 몸을 되찾았다”고 항변했습니다.

슈트라우스의 구상에 따라 이 작품을 조각한 테레사 림버거는 “논란이 따를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작품을 파괴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습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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