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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원석 검찰총장 "상대가 비열하게 나와도 부당 외압 굴복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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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검사 탄핵에 "판사 검사 변호인 도맡겠다는 것"

"형사사법제도, 실험 대상 아냐…검사가 수사·기소·공소유지 책임"

뉴스1

이원석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임여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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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4일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소추와 관련해 "상대가 저급하고 비열하게 나오더라도 우리 검찰 구성원들은 위법하고 부당한 외압에 절대 굴복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개최된 7월 월례 회의에서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당당하고 품위 있게 국민이 부여한 우리의 책무를 다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검사 탄핵 조치는 판결이 선고됐거나 재판받는 피고인들이 법원의 법정에서는 패색이 짙어지자 법정 밖에서 거짓을 늘어놓으며 길거리 싸움을 걸어오고,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자 아예 법정을 안방으로 들어 옮겨 자신들의 재판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인을 모두 도맡겠다 나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언을 들지 않더라도 이는 사법부의 재판권과 행정부의 수사권을 침해하고 삼권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 시즌2'에 대해서도 "형사사법 제도는 섣부른 실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 총장은 "형사사법 제도는 사람과 사회, 즉 나와 내 가족, 이웃 그리고 우리 공동체를 대상으로 생명, 안전, 재산, 국가의 존속을 다루기 때문에 실험 대상처럼 일단 고치고 문제가 생기면 또 고친다는 식으로 다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의 '검수완박'과 수사권 조정 입법을 겨냥, "누더기 형사사법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또다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목표로 소위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도그마를 꺼내 들었는데, 이는 결국 국가의 범죄 대응과 억지력 완전 박탈이라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동전의 양면인 수사와 기소는 쪼갤 수가 없다"며 "검사도 기소를 결정하려면 먼저 수사를 통해 팩트를 체크해야 하며 의심이 남아 있는데도 직접 보고, 듣고, 수사해 보지 않고서 남이 만든 서류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기소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계곡 살인' 사건, 세 모녀 전세 사기 사건, '서울대 N번방' 사건, 'MZ 조폭 호텔 난동' 사건 등 사회적 관심이 컸던 사건들의 주임 검사 24명을 호명하며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억지로 분리해 이처럼 밤낮 없이 헌신하는 검사들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게 만들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총장은 "사법제도를 설계하는 단 하나의 관점은 범죄로부터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동체의 안전과 질서를 확보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부패한 권력자가 범죄로부터 도피하거나 사적 감정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되고, 잘못된 제도로 진실이 은폐되고 범죄자가 활개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고 힘든 시기에 검찰 구성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 보듬어 주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소명을 다한다면, 그 어떤 혹독한 상황도 버티고 견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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