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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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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일정도 모르는데 이게 국회의원이냐" 들러리 취급받는 소수정당 의원들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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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피커] 소수정당 무시하는 국회…제3교섭단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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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2대 총선에서 민주당(171석)과 국민의힘(108석), 조국혁신당(12석), 개혁신당·진보당(각 3석), 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각 1석) 등 총 8개 정당이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국회 운영은 전체 의석의 93%를 차지한 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나머지 정당들은 최소 20석이 필요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원내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를 두고 1등만 살아남는 소선거구제 때문에 양당 정치가 고착화돼 국회가 다양한 사회적 균열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실제 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세 정당이 받은 비례대표 득표율을 합치면 약 30%에 달하지만, 이들이 얻은 의석수는 5% 수준인 16석에 불과해 표와 의석수의 불비례성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비례대표 의석수가 46석에 불과한 데다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명분으로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소수정당들은 국민들의 지지에 한참 못 미치는 의석 수를 받은 것도 억울한데, 국회 운영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20석이라는 교섭단체 기준을 하루빨리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달 12일 비교섭단체 6개 야당 원내대표 모임에서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각 정당의 정체성이 달라 쉽사리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내에 입성한 소수정당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속내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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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당의 비애…"회의 일정도 모르는 게 어떻게 국회의원이냐"



소수정당 관계자들은 회의가 언제 열리는지, 어떤 안건이 다뤄지는지도 모른 채 끌려 다닌다고 토로했습니다. 국회 본회의 운영은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의 회동 자리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비교섭단체 의원들은 논의 사항을 알 수 없습니다.

한 소수정당 관계자는 "양당 원내대표가 주요 사항을 결정한 뒤 양당 의원들에게 그 내용을 알리는데, 비교섭단체 의원들은 누가 설명해주지도 않고 논의과정에 참여도 하지 못하면서 패싱된다. 그 과정에서 굉장한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상임위 활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임위는 교섭단체 간사들의 협의로 운영되는데, 위원장이나 간사는 오로지 교섭단체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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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미래 김종민 원내대표는 "상임위에서 어떤 안건을 다룰 건지 소수정당 의원들은 전혀 모르는 데다 의견을 제출할 수도 없다"며 "소수정당이 다 모이면 국회의원 21명인데 사실상 국회 운영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개별 의원들이 자기 역량의 반도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각 상임위의 법안소위에 소수정당은 참여시켜 주지 않는다"며 지난달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법사위 고유법안을 다루는 법안심사 1소위 배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검찰을 개혁하기 위해 의원이 됐는데 검찰개혁을 다루는 1소위에 들어가지 못하는 게 납득이 되냐"며 "법안소위에서 논의할 법안을 양당 간사들이 결정하기 때문에 소수정당의 목소리를 반영할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운영과정에서 배제된 의원들이 유권자에게 공약한 법과 정책을 만들어내는 건 쉽지 않습니다. 조국혁신당 A의원은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 부처에 요구하고 싶은 정책이 있어도 교섭단체가 아니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원 21명이 무기력하게 국회 운영에서 배제되는 것은 그들을 국회로 보낸 유권자의 뜻에 반하는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도 "회의 일정조차 통보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게 어떻게 국회의원이냐"며 "국회의원 배지만 달았지 아무런 권한이 없다. 국회에서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선거법에서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하고 있는데, 정작 국회에 들어와서는 소수정당이 기를 못 펴게 하는 국회법의 모순을 누가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논의 착수에 주저하는 이유…"지지층 이탈 우려"



소수정당들이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데도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서로 다른 정체성 때문입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데도 실리만 챙기려고 합친다는 비판과 함께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겁니다.

실제로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 통합을 시도했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지지층의 거센 반발과 함께 결국 결별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만든 '평화와 정의 모임'도 구성과정에서 명분 없는 야합이라는 공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비교섭단체 6개 정당 중 5개 정당은 범진보 진영에 속해 연대하기 용이하지만, 3석을 가진 개혁신당의 동의 없이는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개혁신당 지지층 상당수가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아직은 동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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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이기인 전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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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뒤 교섭단체 구성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공약을 냈다가 당원들의 비판을 받고 공약을 일부 수정한 바 있습니다.

개혁신당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보수 야당이지만 다른 소수정당들은 진보 야당들이라 나름의 울타리를 만드는 순간 벗어나기 쉽지 않다"면서 "한 당으로 합치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더라도 뭉쳐서 하나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좋은 해석이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다고 해서 타개책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미 한 번 합당을 하면서 매를 맞았던 적이 있다.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어려워 보인다"고 바라봤습니다.

조국혁신당 A의원도 "당원들이 공동교섭단체를 합당 수준으로 오인해 반발하면서 지지기반이 급격히 동요할 우려가 있다"며 "각 당의 지지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하기 전에는 구성 논의에 착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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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석 기자 jb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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