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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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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뿜으며 자라는 AI…구글, 배출량 48%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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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430만tCO2e 배출

데이터센터 전력 증가 영향

‘2030년 순배출량 0’ 목표 상충

온실가스 저감 사업 ‘경고등’

경향신문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구글 사옥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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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 필수 시설이자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4년 새 48% 증가했다. 거대 기술기업들이 AI 사업에 힘을 주면서 AI 열풍이 본격화하기 전 야심차게 내걸었던 ‘넷제로(탄소중립)’ 목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구글은 2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 환경보고서에서 지난해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1430만tCO2e(이산화탄소환산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3%, 2019년 대비 48% 증가한 수치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을 늘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구글의 목표와 상충된다.

구글은 AI에 대한 집중 투자 영향으로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전력량과,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이 증가한 게 온실가스 배출 급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통해 AI 모델을 방대한 데이터로 학습시키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지난해 구글의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전년 대비 17% 늘었다. 데이터센터 열을 식히는 냉각시스템 가동에 사용되는 물의 양도 같은 기간 17% 증가했다.

구글은 “AI를 제품에 추가로 접목하면서 AI 컴퓨팅 강도가 높아지고 기술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는 데 따른 에너지 수요로 인해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AI가 미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2030년까지 넷제로 달성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AI 모델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구글은 밝혔다.

AI 발전이 데이터센터 내 엄청난 양의 전력 소모를 수반하는 만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까지 데이터센터, AI, 가상자산 등에 사용되는 전력 소비량이 1000TWh(테라와트시)에 이르러 2022년의 2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일본 전체 전력 수요에 맞먹는 규모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AI가 미국의 전기 수요 증가율을 2배로 늘릴 것이고, 2년 내에 총 소비량이 현재 공급량을 앞지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난제에 빠진 건 구글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데이터센터를 많이 지으면서 2023회계연도 기준 탄소 배출량이 2020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4년 전인 2020년 MS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마이너스’를 실천하겠다며 ‘탄소 문샷(Moonshot, 달 탐사처럼 혁신적인 도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하지만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여러 면에서 달은 2020년보다 5배 더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AI 확산과 그에 따른 전기 수요 증가로 목표 달성이 더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빌 게이츠 MS 공동창업자는 AI가 기술과 전력망의 효율성을 높여 오히려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글 역시 이번 보고서에서 AI 기술을 기후위기 대응에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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