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5 (금)

"10번이나 털렸다"…무인점포 업주 잠복끝에 도둑 붙잡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바깥에서 출입문 잠그고 경찰 신고해

무인점포 늘자 절도 사건 덩달아 증가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상품을 지속해서 도둑맞은 업주가 참다못해 2시간 이상을 잠복한 끝에 직접 범인을 붙잡았다.

결제 내역과 재고 차이나 확인해보니…10차례·30만원어치 절도한 남성
아시아경제

울산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30대로 보이는 남성이 상품을 지속해서 훔치다 잠복하고 있던 점주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미지출처=울산경찰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일 연합뉴스는 한 무인점포 점주가 잠복 끝에 지난달 7일부터 최근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총 30여만원치 상품을 훔쳐 간 남성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앞서 울산 중구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말 재고 정리를 하다가 매출과 차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에는 결제 내역이 없는데 상품은 비어 있던 것이다. 이상함을 느낀 A씨는 매장 내 폐쇄회로(CC)TV를 돌려봤고, 30대로 보이는 남성이 수시로 매장 안에 들어와 아이스크림·과자·음료수 등을 봉지에 담아 계산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나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CCTV에는 이 남성이 지난달 7일부터 최근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총 30여만원의 상품을 훔쳐 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올 때마다 검은색 반바지와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얼굴도 가리지 않은 채 아이스크림과 안주류 등을 봉지에 담아 그대로 들고 나갔다. 어떤 날에는 하루에 두 번이나 매장에 들어와 상품을 가져갔다.

잠복 끝에 '점주 직접 검거'…절도범 추정 남성 물건 집어 들자 밖에서 출입문 잠가 경찰 신고
분노한 A씨는 이 남성이 주로 새벽 1~3시에 온다는 점을 파악하고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잠복했으나, 허탕을 쳤다. 그러던 중 A씨는 2일 밤 이 남성이 안주류 몇 개를 들고 나간 것을 확인하고, 또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 남편과 함께 매장 앞에 차를 대고 기다렸다. 2시간 정도가 지나자 평소 절도를 해왔던 남성과 같은 인상착의의 남성이 나타났다. 그가 점포 안으로 들어가서 물건을 집어 든 순간, A씨 남편이 미리 준비해둔 자물쇠로 점포 현관을 잠가버렸다.

동시에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순식간에 점포 안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이 남성은 결국 몇 분 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점포를 연지 2개월 만에 도둑을 맞았다는 A씨는 "내 집안에 누가 들어온 것처럼 무섭기도 했다"면서도 "그래도 잡아서 다행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이 남성을 절도 혐의로 입건하고 범행 동기와 기간, 정확한 피해 금액 등을 조사하고 있다.

무인점포 늘면서 절도사건 급증…경찰 수사력 분산 문제 생겨
최근 무인점포 개점이 늘면서 관련 절도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청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22년 무인점포에서 발생한 절도 건수는 6018건에 달했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21년 3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발생한 건수(3514건)와 비교하면 71% 급증한 수치다. 무인점포 절도 신고가 늘어나자 현장 경찰관의 업무 또한 덩달아 늘어났다. 여기에 소액 위주의 절도 사건이 지속해서 접수되다 보니 경찰의 수사력이 분산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