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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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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경준 aix 대표 “일본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마케팅과 현지화를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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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로 시작된 첫 일본 경험… 마케팅 리서치, 기술 영업, 세번의 창업 경험 통해 전문성 구축
자체 솔루션 ‘ASO index’ 개발…앱 서비스 대상 빅데이터 분석 ai 마케팅 지원 60% 이상 미국·유럽 고객사 확보
글로벌 전문 매체 ‘Business of Apps’에 AI 마케팅 기업으로 선정, 일본 진출 한국 기업 지원에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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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위축되는 것과 달리 일본의 경우 지난 2022년 말부터 정부 주도의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이 실행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자국 스타트업 10만개, 유니콘 100개를 육성하겠다는 이 계획은 10조원 규모의 투자가 뒤따르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경제 선진국으로서 성숙된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인 만큼, 이와 같은 전폭적인 스타트업 육성 정책은 그간 디지털 전환이 더디다는 인식을 빠르게 바꾸며 SaaS, 딥테크 스타트업 중심의 성장세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 그 중에서도 스타트업들의 수는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테크42는 최근 진행된 ‘디지털 마케팅 임팩트 2024’ 발표를 위해 잠시 한국을 찾은 민경준 aix 대표를 만났다. 앞서 지난달 28일 민 대표는 ‘디지털 마케팅 임팩트 2024’ 무대에서 ‘변화의 물결 속 일본 : 크리에이티브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을 디자인하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그가 창업한 aix는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AI 마케팅 플랫폼 ‘ASO index’를 통해 일본에 진출하는 미국, 유럽 기업을 비롯해 한국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일본의 현재 상황과 그가 몸담고 있는 디지털 마케팅 시장의 특성, 일본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 그 중에서도 스타트업이 염두하면 좋을 팁을 들어봤다.

지브리 미술관 근처에서 시작한 일본과의 우여곡절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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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준 대표가 일본을 처음 찾은 것은 막 ROTC로 군 복무를 마친 2002년 무렵이었다. 여느 20대와 마찬가지로 취업 전 해외 경험을 쌓기 위해 가볍게 마주한 책을 통해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그렇게 6개월 간의 도쿄 생활이 시작됐다고. “도쿄 서부의 지브리 미술관이 있는 미타카라는 지역이었다”며 당시를 돌이킨 민 대표가 천천히 일본과의 인연을 털어 놨다.

“엄청나게 준비를 해서 시작한 일본 생활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자연스럽게 일본 문화와 사회를 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그런 좋은 경험과 추억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와 잠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듬해 다시 상사 계열의 일본 회사에 신규사업부 직원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죠. 일본 대학 출신이 아닌 상황에서 운 좋게 입사할 수 있었고 그것이 본격적인 일본 생활의 시작이던 것 같네요.”

그가 맡은 첫 업무는 마케팅 리서치였다. 이후 5년간 몸담은 직장을 떠나 새롭게 맡은 일은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생산된 휴대폰 부품을 판매하는 기술 영업이었다. 2010년 무렵 그는 그렇게 쌓은 일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첫 창업에 나섰다. 무역 기반의 컨설팅 회사였다. 문제는 창업 1년여 만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었다. 개인적인 상황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 사이 그는 결혼을 했고 아내가 막 임신을 한 상황이었다. 가족의 안전을 고민하던 그는 결국 당시에는 드문 원격 근무를 결심하고 한국행을 택했다.

“어렵사리 시작한 사업을 접을 수는 없었어요. 회사의 끈을 놓지 않고 유지하려고 2년 정도를 노력했죠. 결국은 능력 부족으로 정리를 해야 했지만요(웃음). 그 아쉬움에 한국에서 지인들과 다시 영국 식품 브랜드를 수입하는 회사를 창업했어요. 지금도 그 회사는 잘 운영되고 있죠.”

한국에서 두 번째 창업을 이어가며 안정감을 찾았지만, 일본에서 중단됐던 도전이 내내 그의 머리속을 맴돌았다. 결국 2017년 다시 일본행을 택한 그는 지난 경험을 살려 광고마케팅 기업에 합류했고, 다시 4년을 준비해 2021년 aix를 창업, 시부야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김 대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얻어 다시 시도한 창업”이라며 aix를 소개했다.

“저희 회사의 콘셉트는 ‘고객의 마음을 세계와 연결하는 그로스 팀’이예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모바일 앱과 관련된 그로스 마케팅을 메인 비즈니스로 삼고 있죠. 주로 iOS와 플레이 스토어 상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앱 최적화와 성장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ASO index’라는 자체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고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일본 전문 마케팅 기업으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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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만 4년째 접어드는 aix는 이 기간 동안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미국과 유럽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11월 정식 론칭한 ‘ASO index’를 이용하는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이미 200여곳에 달한다. 올해 3월 aix는 앱 마케팅 분야의 글로벌 매체인 ‘Business of Apps’에 일본 전문 AI 마케팅 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객사의 구성 비율은 60%가 일본과 유럽 기업입니다. 이들에게 일본 시장은 단일 언어권 기준으로 중국을 제외했을 때 꽤 매력적이거든요. 저희는 이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 할 때 앱 마케팅 업무를 돕고 있죠. 최근에는 일본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숫자도 급증하고 있어요. 게임, 뷰티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저희는 각 기업의 리소스를 분석하고 일본 시장 진출 시 페인포인트를 해결주는 제안을 드리죠. 그 제안에는 단순히 AI 마케팅 솔루션 제공을 넘어 컨설팅까지 포함돼 있어요. 언뜻 일본 시장이 한국과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그 속내를 보면 완전히 다르거든요.”

정식 론칭 채 1년이 안됐지만, ‘ASO index’는 이미 글로벌 어워드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의 앱 스토어 최적화 솔루션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app growth awards 2023’에서는 앱 스토어 최적화 분야에서 400개 기업 중 6개 기업만이 선정되는 파이널리스트로 등극하기도 했다. 민 대표에 따르면 아시아권에서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기업은 aix가 유일하다. 이 외에도 aix는 자체 앱 마케팅 전문 미디어를 개설해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글로벌 웨비나를 진행하며 글로벌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 고려해야 할 사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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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일본 진출은 피부로도 체감할 절도로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진출 역시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성공하는 사례는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다고 봅니다. ‘강남언니’ ‘채널톡’, AI 부문에서는 ‘루닛’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요. 성공 사례를 보면 두 가지 패턴을 볼 수 있는데, 차별화된 기술이나 자산을 가지고 진출하는 회사들이 장기적으로 노력을 기울였을 때와 일본의 트렌드르 파악해 빠르게 액션을 취해 현지화에 성공한 경우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 대표는 “한국과 일본이 문화와 생활 방식에 있어서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극명하게 다른 차이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특성을 “긍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경향이 강하다”며 “이는 일본 시장이 아니더라도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나갈 수 있는 중요한 가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좋든 싫든 그들의 경향 역시 파악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일본 역시 도전적인 경향에 대해 평가 절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욱 강합니다. 회사 역시도 안정적인 운영을 중시하죠. 그래서 리스크 요소는 가급적 회피하고 싶어 합니다. 거기서 극명한 차이가 발생하죠. 한국 입장에서는 빨리 제품의 장점을 어필해 시장에 내놓고 싶지만 일본 시각에서는 ‘이게 어떤 리스크가 있을지’를 상당히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점은 합의지향적 의사결정 구조예요. 물론 일본 역시 남성성이 강한 편이고 대표가 결정하고 직원들이 따르는 방식이 아예 없진 않지만,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직원들의 합의를 거치려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요. 합의 없이 이끌어 가면 그 책임도 오롯이 져야 하니까요. 역시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셈이죠.”

‘도장 문화’로 대변되는 일본의 아날로그 사회 시스템에 대해서도 민 대표는 “여전히 그런 문화가 있긴 하지만 일본 역시 세대가 변하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일본에서도 디지털 전환(DX)가 빠르게 적용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비해 빠른 것은 아니지만 예전 일본과 비교하면 변화를 꽤 빠르게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특히 IT 솔루션이나 생산성을 높이는 디지털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빠르게 적용하고 있죠. 일본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소사이어티 5.0’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한국의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개념이죠. 핵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하겠다는 겁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한국 돈으로 100조원 정도를 지원하겠다고 하고 있어요. 이 돈은 실제 디지털 전환과 AI 분야에 많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말처럼 의사결정 구조가 늦은 경향이 있지만 비용을 투입하면 커버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과 내수 시장이 있기 때문에 향후 DX나 IT 솔루션의 발전 가능성은 밝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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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대표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접근 양상도 한국과 일본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 그에 따른 충격과 파장, 그리고 적용에 대한 고민은 양국이 다르지 않다는 것, 다만 한국이 자체 LLM(거대언어모델)을 구축하는 반면 일본은 이미 개발된 AI 기술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여 기업과 사회 시스템에 적용 방식을 고민한다는 것이다.

“일본 역시 이전 디지털 전환에 늦었던 것과 달리 AX(AI 전환)에 대해서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중함을 변하지 않았죠. AI 기술 자체만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보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편입니다. 생성형 AI 모델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어떤 서비스를 만들더라도 일시적인 비즈니스가 될 뿐 한계가 있다고 보니까요. 특히나 B2B 레벨로 가게 되면 이 서비스가 정말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물론 갑자기 AI를 활용해 급성장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그 비율은 크지 않을 것이고 기존 비즈니스가 튼튼한 회사들이 AI 기술 적용이 쉽고 상대적으로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어 민 대표는 일본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의 IT 기업이라면 ‘데이터’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이나 디지털 기술 기반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일본의 데이터를 제대로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의 서비스를 일본에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먼저 일본어 데이터 활용성을 판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건 어렵진 않습니다.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면 되니까요. 데이터 분석이나 적용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일본의 문화적 감성,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히라가나, 카타가나, 한자가 각각 어떤 상황에 쓰이는지, 적용 방식에 따라 어떻게 의미가 달라지는지를 파악해야 프롬프팅이나 알고리즘을 적용할 때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거든요. 데이터를 무조건 많이 확보하고 적용하는 것보다 좋은 데이터를 어떻게 이해해서 전처리할 수 있는냐가 더 중요하다는 거죠.”

이 외에도 인터뷰 말미, 민 대표는 일본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기업에게 고객의 목소리를 충분하게 수렴하고 현지 시장조사를 철저하게 할 것, 힘든 과정도 뚝심 있게 이겨낼 장기적인 신념을 가지고 노력할 것, 겸손함을 가지고 일본 기업 문화에 맞춰 접근할 것 등을 주문했다.

“한국 기업들은 이상할 정도로 직접 다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직접 확인하겠다는 자세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리소스가 체계화 돼 있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 일본 시장 진출은 완전히 새로운 세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나마 B2C 서비스는 일반 고객들에게 직접 도달시킬 수 있다고 해도, B2B의 경우는 매뉴얼을 만들고 번역해 내놓는다고 해서 현지화가 아닙니다. 그건 과거 방식이죠. 외국 회사니까 일본어가 좀 잘못된 매뉴얼을 내 놔도 감안한다는 식의 일처리는 일본 기업에는 없습니다. 이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이 한국어가 불안하면 신뢰할 수 없겠죠. 일본 시장에 진출할 경우에는 오히려 더욱 겸손하게 자사의 서비스 강점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강점과 약점을 명확하게 정리한 다음 이를 보완할 파트너를 찾거나 서두르지 않고 최적의 시기를 조율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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