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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北오물풍선, 체제 취약성·불안정 반영…테러 작정시엔 韓국민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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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CSIS,오물풍선 관련 긴급질문 보고서

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지난 6월24일 밤 살포한 5차 대남 오물풍선 350여 개를 식별했다고 25일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의 5차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 준비를 마쳤으며, 임무가 부여되면 즉시 이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낙하된 오염물을 처리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6.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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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이 북한 체제의 취약성과 불안정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북한이 테러를 감행하려고 한다면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미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차 한국석좌와 앤디림 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북한 오물풍선과 관련한 긴급질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연구원,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 등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그의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전쟁에 나설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다만 "이 가설은 많은 시선을 끌었지만,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진 못했을 수 있다"면서 "만약 김정은이 실제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면 그의 탄약을 모두 러시아에 팔아넘기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전쟁이 실제 카드였다면, 김정은이 한국과의 디커플링(관계 단절)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전략적 기만 전술은 모두 적을 교란하는 것인데, 전쟁이 임박했다면 북한은 미래 공격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전쟁 직전에 했던 것처럼 남북 평화 구상을 거듭 촉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한국의 새로운 통일 정책을 약화하려는 선제적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 정부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입각한 통일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체제) 경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같은 자유를 누려야 할 북한 주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를 "북한이 남한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공포·결핍·기아로부터 자유, 교육받을 자유 등 보편적인 자유의 동등한 통일"이라며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다. 만약 (북한 주민들이) 듣는다면 어떠한 한미 군사훈련이나 핵전략폭격기 해안선 선회 비행보다 더 위협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김정은이 한국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북한 주민들의 머릿속에서 통일이라는 개념을 지워버림으로써 이에 대한 선제 조치를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 그들의 이념과 사상이 파탄났다는 것을 명백히 인정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한국에 김일성주의(주체사상)에 관한 전단을 보내는 것이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제 그 대안으로 오물(풍선)을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이 풍선들이 북한(체제)의 취약성과 불안정을 반영한다고 해서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면서 "오물로 가득 찬 풍선과 그것들이 가하는 피해는 일종의 '소프트 테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오물) 대신 정체불명의 하얀 가루를 풍선에 넣는다면 그것은 한국 국민의 패닉(공포)을 조성하고 한국 경제에 있어 외국 자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과거 군사 공격으로 확성기 스피커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던 것을 거론,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한국의 대응은 현 상황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이는 최근 GPS 신호 교란, 비무장지대(DMZ) 침범, 미사일 시위 등과 함께 위험한 긴장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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