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 오조작 막는 장치 의무화
일본 국내 신차에는 이미 대부분에 장치 탑재
일본,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의무화 추진…의무화 시기는 향후 검토
![]() |
자동차 운전석.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SBS]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일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은 일본 국토교통성이 지난달 28일 자동차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헷갈려 밟을 경우 사고를 막아주는 장치 장착을 자동 변속기 차량에 한해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안전장치는 정지 시에 차량 전방과 후방에 있는 장애물을 파악하고, 장애물을 1~1.5m 앞에 둔 상태에서는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아도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거나, 시속 8km 미만 속도로 부딪히도록 가속을 억제해준다. 이와 동시에 차내에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주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표시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상용화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께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가 탑재된 차가 판매됐으며, 2022년에는 신차의 약 90%에 이 장치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日 고령 운전자 사망사고 원인은 페달 혼동…노인 운전자 늘어 다방면 지원책 마련
일본 경찰청 조사 결과 75세 이상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 사고 원인의 27.6%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혼동 등 '부적절한 조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75세 미만은 이 비율이 9.9%였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교통안전백서'에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망 사고가 2년 연속 증가했으며, 사고 원인에서 페달 오조작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일본에는 고령 운전자가 많을 뿐 아니라 전체 운전자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고령 운전면허 보유자 수는 2013년과 비교해 65세 이상은 약 1.3배, 75세 이상은 약 1.7배, 85세 이상은 약 1.9배 많았다. 일본 정부는 고령 운전자를 위해 안전 운전 지원 기능이 있는 이른바 '서포트카'(사포카)를 보급하고 있고, 노인을 대상으로 운전면허증 반납도 독려하고 있다. 또 7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면허 갱신 시 인지기능 검사와 강습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령 운전자 차량에 안전장치 필요" 목소리 커져…AEBS 등 제안
한편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는 68세 운전자가 몰던 제네시스 승용차가 역주행 달리다 인도를 덮쳐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가 68세의 고령이라는 점 때문에 페달을 오인해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당 운전자는 수십 년 무사고로 운전을 해온 베테랑 시내버스 기사이며,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어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아직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태다.
다만 앞선 고령 운전자가 낸 사망 사고들과 이어져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고령 운전자 차량에 안전장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4년 고령 운전자 추돌사고는 2020년 3435건에서 지난해 5142건으로 4년간 49.7%(연평균 14.4%)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30대 운전자의 추돌사고는 11.9%(연평균 4.1%) 감소했으며 40~50대 운전자의 추돌사고 증가율은 13.4%(연평균 4.3%)로 고령 운전자 추돌사고 증가율의 3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 차량에 비상자동제동장치(AEBS)를 장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고령 운전자 차량에 AEBS 장착 시 미장착 차량 운행 시보다 평균 22.5%의 추돌사고 감소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고령 운전자 차량의 AEBS 장착률은 지난해 기준 16.4%로 10대 중 8대는 AEBS가 없었으며 이는 AEBS 평균 장착률 30%의 절반에 그쳤다. 일본은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AEBS가 장착된 서포트카를 구매할 때 최대 10만엔(약 89만원) 보조금 및 차량 보험료 9% 할인 등을 지원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