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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상반기 매출만 40% 빠졌다…계속되는 중국 부동산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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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일수록 타격 더 커, 2~4선도시 시장분위기 단기간 변화 어렵다"

머니투데이

29일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베이징에 소유한 상업시설이 에스컬레이터 가동이 멈춰서는 등 굳게 폐쇄된 모습이다. 이날 홍콩 법원은 헝다그룹이 실현 가능한 구조조정안을 내놓지 못했다며 국제 채권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헝다그룹 측은 채권단 권익 보장을 전제로 경영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2024.1.29.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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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최대 변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건설경기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상반기만 주요 부동산기업의 매출 40%가 증발한 것으로 집계돼 정부의 추가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시장조사기관 CRIC리서치 자료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중국 부동산 100대 기업 누적 거래금액(매출액)은 1조8518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3조620만위안에 비해 39.5%나 줄었다. 해당 기업들의 2021년 상반기 매출이 6조1499억위안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중국 부동산 경기가 얼마나 큰 폭으로 꺾이고 있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다른 기관들이 집계한 데이터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지수연구소(CIRI)는 올 상반기 톱10 부동산 기업 평균 매출액이 전년 대비 33.2% 줄었고, 11~30위 회사 매출액은 무려 46.9% 줄었다고 분석했다. 31~50위 부동산 회사 매출은 52.8%, 51~100위 기업의 매출은 45.7% 줄었다.

하반기 매출을 포함한 연간 매출 목표도 줄줄이 낮춰잡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룽후그룹(?湖集?)과 메이디개발(美的置?)은 상반기에 각각 연간 매출목표의 30%와 37%를 달성하는 데 그치자 내년 매출 목표를 최근 작년 대비 각각 13.8%, 31%씩 하향 조정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업계 전반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가운데 헝다(차이나에버그란데)가 먼저 디폴트에 빠졌다. 2023년 반짝 회복했지만 7월 우량회사의 대표주자 격이던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위기에 빠지며 시장 전체가 다시 격랑에 휩쓸렸다. 헝다와 비구이위안의 올 상반기 매출 순위는 중국 24위, 16위다.

사정이 이렇지만 중국 정부는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추려낸 부동산 화이트리스트를 기반으로 살릴 기업만 살리겠다는 거다. 부실 부동산자산을 떠안을 국영기업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정황은 숫자에서 엿보인다. 상반기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매출 감소 폭이 작았다. 또 중국 중지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액이 100억위안(약 1조9000억원)인 회사는 지난해 78개에서 올해 44개로 크게 줄었는데, 1000억위안(약 19조원) 이상인 회사는 6개로 1개 줄어드는 데 그쳤다.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남은 기업들을 얼마나 건강하게 회생시키느냐다. 중국 정부의 정책지원도 이 부분에 집중되고 있다. 올 5월부터 1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부양책이 점차 확대 시행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초상증권은 6월 100대 부동산 기업 매출이 전월 대비 32% 늘었다고 잠정 집계했다. 지난 5년을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약세지만 일단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초상증권은 내다봤다.

멩신신 중국 CIRI 분석전문가는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정책 노력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1선도시 정책을 최적화할 여지가 아직 많다"며 "다만 2~4선도시에서는 정책 최적화의 여지가 부족하며, 전반적인 시장 정서도 크게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부동산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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