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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국방과 무기

[단독] 이륙 활주로 없어… 스텔스 무인기 전력화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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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배치 부대 빼고는 없어

尹 대통령 연내 생산 지시에

로드맵 없이 무리하게 추진

당초 “이른 시일 내 확보” 자신

배치 어려워 부대 운영에 난항

지난해 창설한 드론작전사령부가 무인기 전력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내 생산하라고 지시했던 스텔스 무인기는 전력화가 당장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드론사령부는 지난해 말 개발을 완료한 소형 스텔스 무인기에 대해 당장 전력화가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해당 무인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600m 이상의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예하 부대들은 이런 환경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개발한 이 스텔스 무인기는 꼬리 날개가 없는 무미익 형태로 수직 이착륙이 아닌 활주로 이착륙을 한다. 사령부는 개발이 끝난 스텔스 무인기 시제기를 곧바로 동부전선에 배치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월 드론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전력현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모형 스텔스 무인기를 보고 있다.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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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한 부대를 제외한 나머지 부대에는 스텔스 무인기를 이륙시킬 만한 활주로가 없다. 새로 활주로를 만들려면 격납고 등 부대 시설을 함께 지어야 하므로 막대한 예산이 들고 다른 군부대의 활주로는 헬기, 항공기 등의 전력들이 배치돼 있어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부대 환경이나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도입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다. 이 때문에 드론사령부는 지금의 스텔스 무인기 대신 활주로 이착륙 방식이 아닌 스텔스 무인기를 소요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텔스 무인기는 스텔스 기술을 공기 흡입구와 동체 등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비행 도중 적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을 최대한 낮췄다. 소형 제트엔진과 카메라를 탑재해 가시거리 밖에 있는 특정 표적까지 빠른 속도로 날아가 영상 정보를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도록 고도계와 자세제어계 등의 장비도 갖췄다. 군 당국은 향후 스텔스 무인기에 대한 성능개량을 실시, 대북 작전능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예하 대대에 스텔스 무인기 부대를 편제했고 인력도 배치한 상태였다. 부대원들은 스텔스 무인기 운용이나 교리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었으나 무인기가 전력화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사령부 내에서는 스텔스 부대가 유지될 수 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사령부의 창설과 전력화가 급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앞서 드론작전사령부는 2022년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건 이후 윤 대통령의 지시로 창설됐다. 당시 북한 무인기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상공까지 침투해 논란이 커지자 윤 대통령은 합동드론부대의 조기창설, 스텔스 무인기 및 소형 드론 연내 생산을 지시했다. 드론은 일선 부대에서 보편적으로 운용하는 전력인데 이를 운용하는 사령부가 필요하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군은 곧바로 사령부 창설을 추진해 지난해 9월1일 드론사령부가 창설됐다.

군은 사령부의 핵심 전력도 이른 시일 안에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었다. 스텔스 무인기에 대해서는 당시 ADD는 공군에서 사용할 중대형 스텔스 무인 전투기 ‘가오리X’를 개발 중이었기에 기존 기술을 토대로 소형화한다면 제작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연내 생산도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부대 환경과 전력 운용에 대한 고려 없이 급하게 드론을 도입하려다가 오히려 전력화가 늦어지게 됐다. 연내 개발을 완료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무리하게 이행하려다 혼선을 빚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안정적인 전력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 지원 등의 실질적인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군 관계자는 “드론작전사령부는 지난해 창설 이후 감시·정찰·타격·대드론작전·심리전·전자전 등 다양한 전략적, 작전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드론 작전에 대한 전투발전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창설 이후 추가적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부대 임무 및 역할을 수행할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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