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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라인야후 “네이버 지분조정, 당장은 곤란”...한국여론 악화에 시간끌기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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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日총무성에 보고서 제출
자본관계 재검토 요구와 관련해
“단기적 자본 이동 곤란” 답변
네이버·소프트뱅크 협상 장기화


매일경제

라인야후 로고


51만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일본 정부로부터 강력한 행정지도를 받고 있는 라인야후가 담당 부처인 총무성에 두 번째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4월 보고서와 비교해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를 보다 앞당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관심을 끄는 자본관계 재검토와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의 내용에 그쳤다.

라인야후는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대한 재발방지책과 진척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총무성에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라인야후는 보고서에서 “위탁처(네이버)로부터 자본적인 지배를 상당 정도 받는 관계의 재검토를 위해 모회사인 A홀딩스 주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에 이를 의뢰했다”며 “현재로서는 양 사 모두 단기적인 자본의 이동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회사는 또 “양 사 모두 (자본관계 재검토에 대해)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논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본 정부의 자본관계 재검토 요구가 ‘라인 경영권 뺏기’로 한국에 인식되면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에 나온 결론으로 보인다. 당장 한국 정부도 공식적으로 네이버 편을 들고 나서면서 일본 정부도 이를 단기간에 강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여론 추이를 지켜보면서 시간을 갖고 자본관계 재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명확히 압박한 만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를 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본 측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앞서 라인야후는 개인정보 유출건으로 지난 3월 5일과 4월 16일 두 차례에 걸쳐 총무성으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은 바 있다. 이에따라 향후 1년간 매 분기 1일에 이행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총무성은 행정지도 과정에서 ‘네이버와 자본관계 재검토’ 등을 포함한 경영체계 개선도 요구했다. 이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동일 지분을 가진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에 넘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논란이 돼왔다. 현재 라인야후의 대주주는 64.5%의 지분을 가진 중간지주회사 성격의 A홀딩스다. A홀딩스에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각각 50%씩 출자하고 있다.

매일경제

라인야후 대주주 중 하나인 소프트뱅크 본사 입구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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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라인야후는 해외자회사가 이용하는 네이버 클라우드 서비스의 분리를 애초 예정했던 2026년 12월에서 같은 해 3월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또 현재 추진중이거나 계획 중인 재발방지책의 실행을 가속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를 놓고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라인야후가 한·일 갈등을 염려해 지분 매각 대신 자체 개발로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매각 이슈가 사라졌다“면서 ”초점은 이제 네이버가 얼마나 제값을 받고 지분을 팔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다만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간 샅바싸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라인야후 가치는 2조8900억엔으로 약 24조7800억원이다.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 64.4%(나머지는 일반 주주)를 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율은 32% 가량이다. 이를 감안한 지분 가치는 약 7조9000억원이다. 경영권 인수에는 보통 프리미엄이 20~30% 붙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에서는 9조5000억원~10조3000억원 정도를 적정 매각가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역시 현재 가격을 고려했을 때다. 2021년 11월 당시만 하더라도 라인야후 주가는 현재 주당 378엔 대비 2.2배 높은 826엔에 달했고, 100엔당 원화값은 950원으로 현재 857원 대비 10% 이상 높았다. 시가총액만 6조1380억엔(약 58조3110원)으로 네이버 지분가치는 당시 18조6000억원이 넘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서울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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