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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의 사퇴, 트럼프는 원치 않는다?…"역효과 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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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대선 TV 토론에서 완패한 후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후보직 중도 사퇴가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역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트럼프 측 측근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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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지난 27일 TV토론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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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인 바이든이 이번 토론을 계기로 제거됨으로써 트럼프의 이번 토론 승리는 '피로스의 승리'(너무 많은 대가를 치러 실익이 없는 승리)"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든의 후보 사퇴가 트럼프에게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구세주(다른 후보)를 찾고 있을 것이고, 그 후엔 (새 후보의 등장으로) 허니문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에게 '약한 상대'이며 이번 토론을 계기로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질 수 있는데, 바이든이 후보에서 전격 사퇴하고 민주당이 새로운 후보를 내세울 경우 분위기가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엔 '바이든이 후보 사퇴를 할 경우 트럼프도 유권자들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을 수 있다"는 글이 실리기도 했다.

또 배넌은 바이든의 후보 사퇴 시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을 전제로 했던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바이든이 후보에서 물러나면 공화당은 민주당의 후보 교체 과정을 공격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토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반복하고, 생각의 흐름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여 지지율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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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7일 토론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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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정치 전문가인 테드 반 다이크는 이날 WSJ에 기고한 글에서 '바이든이 후보 사퇴를 할 경우 트럼프도 유권자들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이크는 "바이든의 사퇴가 트럼프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은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든은 시간이 갈수록 후보 사퇴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바이든이 물러나면 유권자들은 필연적으로 '트럼프는 왜 물러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이크는 "미국은 수년간의 분노와 양극화를 끝내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며 바이든은 물론 트럼프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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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토론하는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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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TV 토론에서 압승을 거둔 트럼프 측은 기세등등한 모습이다. 배넌은 같은 날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집권 2기 시 수사 대상에 오를 인물이라고 반트럼프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트럼프가 재집권 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묻는 말에 배넌은 "트럼프의 응징은 매우 성공적인 집권 2기다. 우리가 말하는 건 정의를 원한다는 것"이라며 "보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 대상이 될 인물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앤드류 맥케이브 전 FBI 부국장,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 등을 꼽았다. 이들은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고위 관료였으나 트럼프에게 등을 돌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몸을 낮추며 트럼프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부통령 후보군 중 한 명인 더그 버검 노스 다코타 주지사는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부통령 문제를 이야기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훌륭한 후보들을 갖고 있고, 그는 부통령 없이도 이번 선거에 승리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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