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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국힘, 전당대회 ‘총알 없는 전쟁터’ 방불…내부 ‘총질’ 분열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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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배신의 정치’ ‘공포 마케팅’ 등 상대 후보를 향한 날선 공세로 ‘총알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 나경원·윤상현 의원의 4파전으로 치러지면서 서로 물고 물리는 공방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대로 진행되는 민주당과 달리 치열한 경쟁으로 경선 흥행이 예상되지만 지나친 내부 ‘총질’로 가뜩이나 총선 참패로 무너진 집권 여당의 분열만 부채질한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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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 나경원·윤상현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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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장관은 연일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원 전 장관은 1일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요새 '공한증'(恐韓症·한동훈에 대한 공포 증세)에 정말 떨고 있다”고 한 후보를 겨눴다. 그는 “총선 참패의 책임자인 한 후보가 인기 영합주의로 또다시 당 대표가 된다면 당정과 보수 우파의 공멸을 가져올 것”이라며 “지난 총선은 (191석 거대 야당이 나오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는데, 당정의 책임이 같이 있다. 너무나 콘텐츠 없이 무기력했고, 당정 협조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비상대책위원장로서 약속된 대리인인 줄 알았던 한 후보는 국가의 운명이 걸린 총선을 진행하면서 대통령과 의미 있는 대화 한마디 진행하지 않았다”며 “이걸 알면 당원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선 참패를 수습하고 전면적인 변화를 이끌려면 당사자인 한 후보는 빠져줘야 책임이 규명되고 정비안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 더욱이 그가 당 대표로 나오려면 총선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을 먼저 해소하거나 그런 노력을 보이는 게 정치의 기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전 장관은 “신뢰와 경험이 없는 당 대표가 또다시 만들어진다면 당정충돌과 그로 인한 자중지란의 분열, 그리고 거대 야당의 특검을 미끼로 내세운 탄핵선동에 7년 전 있었던 탄핵으로 인한 공멸 어게인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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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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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비대위원장은 원 전 장관 등의 비판을 ‘공포 마케팅’으로 일축했다.

그는 1일 자신을 향한 ‘배신의 정치’ 공세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포마케팅은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며 “전당대회는 떠났던 지지자들을 다시 모셔 오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일부 후보들이 ‘공포마케팅’에 여념이 없다”며 “그런 공포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커녕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모든 후보들이 '투표율 제고 캠페인'에 나서기를 제안한다"며 "최대한 많은 당원들과 국민들이 참여해 주셔야 이번 전당대회를 미래를 향한 반전의 계기로 만들 수 있다. 전당대회를 미래를 보여주는 정정당당한 축제로 만들자"고 밝혔다.

수도권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원, 한 후보를 모두 겨냥했다.

윤 의원은 30일 SNS에서 한·원 두 후보가 대표가 돼서는 안 되는 세 가지 이유를 들며, “윤상현과 나경원 (후보) 중에서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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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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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선 “한동훈 대 원희룡 구도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싸움으로 당을 분열시킨다”며 “누가 되든 후유증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두 분 모두 차기 대선 주자”라며 “당 대표가 되는 순간 당 대표 자리를 대선 캠페인에 이용하면서 불공정 시비로 당이 분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생환’한 윤 후보는 한 후보와 원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며 “민주당에 승리한 사람이 당 대표를 맡아야 민주당이 우리 당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 당의 자존심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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