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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아리셀 자체 소방점검 전 당국 경고 있었다…'리튬전지 전문 검사'도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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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유가족 협의회가 지난달 30일 경기 화성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사 희생자 23명 중 20명의 유족이 참여한 협의회는 "회사와 고용노동부, 화성시청은 아리셀 협의회를 통해 진상규명과 유가족 지원 협의 등 단일 창구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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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이 숨진 경기 화성 리튬전지 공장 아리셀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업체의 소방 안전 관리가 부실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소방당국이 불이 난 공장 3층 생산라인에 대해 “다수 인명피해 발생 우려 지역”이라고 경고한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체는 당국 조사로부터 약 보름 뒤에 소방 자체점검을 벌이고 “문제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1일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사건 수사본부는 지난 3월 화성소방서 남양119안전센터가 작성한 ‘소방활동 자료조사서’와 4월 아리셀이 소방시설관리업체 S사에 의뢰해 실시한 ‘자체점검 실시 결과 보고서’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28일 남양119안전센터는 소방활동 조사 뒤 아리셀 3동 제품 생산라인에 대해 “다수 인명피해 발생 우려지역(층)”이라고 지목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구역이다. 보고서엔 “급격한 연소로 인명피해 우려있음”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함께 조치해야 할 사항으로 ▶소방시설 유지관리 철저토록 지도 ▶위험물 취급에 따른 안전 수칙 준수 ▶자체 소방훈련 실시토록 지도 ▶상황 발생 시 위험물 특성 안내토록 지도 등을 명시했다. 하지만 4월 15월 아리셀의 의뢰로 자체점검을 한 S사의 보고서엔 “소화설비, 경보설비 점검결과 이상 없음“, “소방용수, 소화활동설비 등 해당 사항 없음”이란 내용이 적혔다.

수사본부는 아리셀이 자체점검 당시 소방당국의 지적사항을 반영했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화재 경고에도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되면 현재 입건된 아리셀 관계자 등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본부는 또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S사 등 소방시설·안전 관련 회사 관계자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이와함께 아리셀, 메이셀, 한신다이아 등 업체 관계자와 근로자, 화재 당시 대피자 등 37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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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8일 화성소방서 남양119안전센터에서 작성한 화성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소방활동 자료조사서. 옥내저장소 2곳에 리튬이 각각 990㎏, 1000㎏ 있고 화재시 3류위험물저장소 내 방수금지(금수성물질)이라고 쓰여있다. 다수 인명피해 발생 우려지역으로 불이 나 31명 사상자가 나온 3동 제품 생산라인을 짚었다. 자료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제주서귀포) 국회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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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5일 경기 안산 소재 소방시설관리업체 S사가 아리셀 화성 공장 소방시설 등을 자체 점검한 뒤 작성해 5월7일 화성소방서에 제출한 소방시설 등 자체점검 실시결과 보고서. 소방시설 등 불량 세부사항이 점검결과 이상없음, 해당사항 없음으로 채워져 있다. 자료 더불어민주당 박해철(경기안산병) 국회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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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검찰은 ‘배터리 전문검사’로 꼽히는 박지향 서울남부지검 검사가 화성 화재사건 수사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박 검사는 수원지검 형사3부로 파견돼 리튬 1차전지의 폭발 원인 등을 분석하고 업체의 위법사항을 밝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검사는 국내 대기업 계열사에서 배터리 소재 개발과 안정성 관련 업무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한편 아리셀 소속 직원이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다가 구조됐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직원 A씨가 화성 남양읍 한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가 산에서 내려왔다고 전했다. 당시 A씨는 신발을 신지 않고 찰과상을 입은 채 행인에게 “안 좋은 생각을 하고 산에 올라갔다가 시도하지 못하고 내려왔다. 경찰관을 만나야 한다”고 부탁해 신고 뒤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입원했다.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는 이번 화재와 관련해 현재 수사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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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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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배·이찬규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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