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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 훈풍에 '수출 주력' 반도체 수출 사상 최대…자동차도 쌍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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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품목들 4개월 연속 동반 플러스…석유·화학제품 수출 두자릿수 증가

대미수출, 다시 대중수출 '추월'…"현지 투자 위한 기계설비 수출 많아"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기자 = 올해 6월 수출이 9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하고, 무역수지가 1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간 것은 주력인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해 수출 전선에서 고전했던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작년 동월 대비 50% 넘게 수출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수출 효자'로 불리는 자동차 역시 미국 시장 등에서 선전하며 반도체와 함께 양호한 실적으로 한국 수출을 견인했다.

6월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 자리에 다시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미 수출 증가가 미국의 고용과 세수에 도움을 주는 '투자 유발형'이라는 점을 미국 측에 적극 설명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 반도체 수출 사상 최대…자동차 '수출 효자' 역할 지속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를 비롯한 15대 주력 수출품 가운데 6개가 플러스 성장하며 한국 수출을 견인했다.

특히 IT 4대 품목(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이 지난 3월에 이어 4개월 연속 동반 플러스 성장하고, 합산 수출액 기준으로 8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선전했다.

수출 주력인 반도체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9% 늘어난 134억2천만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해 시황 악화로 고전했던 반도체는 부진을 완전히 벗고 독보적인 실적으로 한국의 수출을 앞단에서 이끌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따른 AI 서버 출하량 증가 등 전방 산업 수요가 회복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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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방문한 안덕근 장관
(서울=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월 11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을 방문해 EUV 등 반도체 생산라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1.11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와 패키징 기업 수출도 증가세로 나타나 향후 반도체 수출 전망을 밝게 했다.

다른 IT 품목인 컴퓨터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각각 58.8%, 26.1%, 3.9% 늘어나며 전체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사이 한국 수출을 떠받쳤던 자동차 수출은 올해 2∼3월 마이너스 성장으로 주춤했으나 4월에 부진을 벗고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데 이어 5∼6월도 양호한 실적으로 '수출 효자' 역할을 해냈다.

6월 자동차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0.4% 감소한 62억달러다.

수치상으로는 수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6월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1.5일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수요 감소에도 현대 싼타페, 기아 카니발 등 하이브리드차 신차 효과 등으로 한국차는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IT 제품과 함께 석유제품(8.4%), 석유화학(4.8%) 등의 수출도 증가했다.

다만 선박(-39.4%)은 지난해 수출 물량 집중에 따른 기저효과로, 철강(-24.3%)은 글로벌 건설 시장 부진 등 영향으로 부진했다. 이차전지(-20.5%) 분야 역시 테슬라 등 자동차 제조사들의 재고조정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전체적으로 반도체와 자동차가 쌍끌이로 수출을 견인하며 수출 주력 품목의 경쟁력이 검증된 모습"이라며 "일부 예상처럼 3분기 내 미국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IT 분야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연말까지 이 같은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미수출, 다시 대중수출 '추월'…"투자유발형 특징 설명해야"

6월 미국은 중국을 제치고 다시 한국의 최대 수출국 자리에 올랐다.

한국의 양대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은 작년 말부터 이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중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최대 수출국 자리는 중국이 지켜왔지만, 지난해 12월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앞서면서 미국에 이 자리를 내줬다. 이는 2003년 6월 이후 20년 6개월 만이었다.

이후 올해 1월 중국은 수출액으로 미국을 4억4천300만달러 앞섰다가, 지난 2월 한 달 만에 다시 최대 수출국 자리를 미국과 바꿔 4월까지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5월에는 다시 대중 수출이 대미 수출을 역전했지만, 지난달에 한 달 만에 다시 자리바꿈했다.

6월 대미 수출 규모는 110억2천만달러 규모로 14.7%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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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출 (CG)
[연합뉴스TV 제공]



이에 따라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5월 45억6천만달러에서 6월 55억2천만달러로 커졌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면서 한국을 겨냥해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대선 토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세를 점치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미국의 압력 행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소비재 등 품목의 수출 증가 때문이라기보다 미국 현지 투자에 따른 영향이 큰 만큼 이를 미국 측에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내 기업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위해 대미 투자를 많이 하면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설비, 기계류 수출이 많아진 영향이 있다. 이런 부분을 미국에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현 원장도 "한국 기업이 미국 수출은 미국의 세수와 고용에 기여하는 투자 유발형인 경우가 많다"며 "정부, 민간, 협회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이런 설명을 미국 측에 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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