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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민주당 아버지가 그렇게 가르치나" 운영위, 시작부터 고성·삿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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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찬대 국회운영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왼쪽0 의원에게 의사진행 관련 항의를 받고 있다.2024.07.01.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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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 개원 후 처음으로 여야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팽팽한 신경전으로 시작했다.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첫 회의는 고성과 삿대질이 오간 가운데 회의 시작 후 약 1시간 만에서야 첫 질의가 시작됐다.

국회 운영위 야당 간사인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오늘 업무보고가 기본적으로 예정돼 있었던 건가, 의원들이 업무보고 관련해 받은 게 뭐가 있는가"며 "대통령실 준비가 돼 있나. 아예 제출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지금 업무보고를 한다고 들을 수 있겠나. 대통령실 입장부터 들어봐야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업무보고 자료 등이 사전에 제출돼 있지 않은 점을 거론한 것이다. 박 원내수석의 지적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늘 저희가 운영위에 출석할 때는 증인 출석 요구를 받고 출석했는데 여야 간 협의가 이뤄져 업무보고로 전환된 것을 사전에 인지할 수 없었다"며 "오늘 회의중에라도 업무보고 자료를 충실히 준비해 제출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운영위 여당 위원으로 출석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갑자기 왜 이런게 문제제기가 됐나. 오늘은 아마 증인 출석 문제와 관련해 여야 간 대화가 있은 것으로 알고 그래서 일반 상임위 질의응답하는 형식으로 전환돼 (출석한 대통령실 관계자에 대해) 증인 철회를 한다는 것 정도의 합의만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순서에 대해 이야기하시면 모든 사람이 당황스럽다. 아직 간사가 정해져 있지도 않아 제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바 전혀 없는데 갑자기 이러시면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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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앞줄 왼쪽),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4.7.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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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회의가 무슨 국정감사인가, 국정조사인가, 더욱이 청문회도 아니다"라며 "증인을 철회했다고 하시는데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만약 이렇게 민주당의 논리대로 한다면 각종 토론회, 그리고 공청회 등 국회 모든 행사에 일반적인 국민을 증인으로 채택할 수 있는 건데 그것은 국회법 취지에 전면적으로 위배되는 것"이라고 했다. 운영위가 전체회의에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출석시키기 위해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지정해 강제 출석시키려 했던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됐다.

강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고성들이 흘러나왔고 그 과정에서 손가락질도 오갔다. 이에 강 의원은 "민주당 아버지는 그렇게 가르쳐요"라고 항의하기도 했고 허락되지 않은 발언들이 난무하자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제지에 나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박성준 원내수석이 저를 국민의힘 간사로 지목하면서 업무보고 관련 정리가 안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는데 저는 (현재) 국민의힘 간사가 아니다. 저를 간사로 선임해 줬나"라며 "이 회의는 저희가 동의하지 않은 회의지만 인내심을 갖고 왔다. 겨우 찾아온 회의에 박수치고 맞아줄 아량 없이 문전박대할 생각인가. 그건 더불어가는 더불어민주당의 자세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했다.

박찬대 위원장은 "아직 간사 선임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라며 "간사 선임의 건을 올리고 난 다음 추가적으로 의사를 진행토록 하겠다"고 했다. 이후 운영위는 간사 선임의 건을 안건으로 올려 배 원내수석을 여당 간사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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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박찬대 국회 운영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 권영진 의원, 야당 간사인 박성준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일정 진행과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4.7.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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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 시작부터 여당 위원들은 야당을 향해 날선 발언들을 내놓기도 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자유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법치와 권력분립이 살아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보여준 행태는 힘의 논리로 인해 무작적 밀어붙이면서 권력분립이 훼손되고 있다"며 "박찬대 위원장에게 한마디 한다. 초선 때는 참 좋아보였는데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독해졌는지. 자신의 신념과 원칙만 강조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정치는 타협의 산물이라 타협해야만 민생이 편해진다"고 했다.

한편 이날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02-800-7070 번호의 사용 주체가 누군지 위원장님께서 바로 요청해 주길 바란다"며 "지난해 8월2일과 8일 사이 (대통령이) 청해대로 휴가를 가셨는데 그 당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부부와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 그당시 임 전 사단장의 전속 운전병에 대한 증인 신청을 요청한다"고 했다.

추 의원이 언급한 전화번호는 지난해 순직한 채상병의 조사가 진행되던 도중에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대통령실로 추정되는 곳으부터 받은 전화번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이 통화 사실을 들어 대통령실로부터의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알려졌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구체적으로 이 전 장관에게 누가, 어떤 내용으로 전화를 걸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 이도운 홍보수석비서관, 김주현 민정수석비서관,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 전광삼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제2차장, 왕윤종 국가안보실 제3차장 등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대거 출석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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