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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연합시론] 하반기 경제도 녹록지 않다…'내수 온기' 체감할 성과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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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부·여당과 대통령실이 30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어 경제 현안 등을 논의했다. 물가 안정, 내수 진작,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 민생 경제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정부는 조만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중장기적 경제구조 개혁을 위한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회의에서 나온 진단대로 하반기 경제 상황도 여러 대내외적 불확실성 탓에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출 회복의 온기가 내수로 확산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서민이나 소상공인 등 취약한 경제주체가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는 빨간불 투성이다. 통계청이 지난 28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는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개 지표가 한꺼번에 곤두박질친 것은 10개월 만이다.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의존한 수출은 그나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서비스업·건설 등 내수 지표가 일제히 부진했다. 4월 경상수지는 외국인 투자자 배당 등의 영향으로 2억9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이어진 흑자 기조가 1년 만에 깨졌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 깜짝 성장했으나, 내수 부진이 발목을 잡아 2분기 GDP는 제로 또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코로나19 초기 이후 48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가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거나, 적어도 빠르게 올라오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물가 불안도 여전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월 연속 2%대 후반을 보였음에도 농산물, 외식 등 생활 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세수 결손도 정부 정책의 손발을 묶는 요인이다.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결손 규모도 10조원대에서 하반기 여건에 따라 20조원대로 불어날 수도 있다. 상반기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은 데다 하반기 세금을 통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대외적인 변수도 많다. 내수를 진작하려면 고금리 해소가 시급한데 환율 불안 등으로 미국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어려운 처지다.

최상목 부총리는 지난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수출은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하는 실적 회복이 예상되고 물가상승률도 2%대에 안착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 회복과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반년째 같은 경제 당국의 경기 진단이다. '희망 고문'만 이어가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물론 암울한 경제 전망으로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경제 상황을 더 악화시킬 필요는 없지만, 현장과 괴리된 진단이 오판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내부적으로라도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해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대내외적 불확실성의 파고를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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