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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최태원 “AI 말곤 할 얘기 없다”…SK, BBC 아닌 ABC에 ‘올인’ [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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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꽂힌 최태원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

SK 미래 성장 전략, 바이오 대신 AI에 ‘무게추’

2026년까지 80조 확보해 AI·반도체 집중투자

배터리·바이오, 내실 다지기…중복 투자 해소

헤럴드경제

최태원 SK 회장이 최근 미국 출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왼쪽 사진 오른쪽)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오른쪽 사진 왼쪽)를 잇달아 만나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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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지금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에 방점을 찍고, AI·반도체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그룹 전체 미래성장 전략의 무게 중심도 기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에서 ‘ABC(AI·배터리·반도체)’로 옮긴다. 이를 통해 AI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 중인 글로벌 첨단산업 기술경쟁에서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에서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출장 관계로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최 회장은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을 잇달아 만나며 ‘AI 소프트웨어(SW) 파트너십’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달 초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만나 ‘AI 하드웨어(HW) 파트너십’을 공고히 한데 이은 것이다.

최 회장은 양사 CEO 회동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며 “모두에게 역사적인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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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S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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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SK그룹의 미래사업 전면에 ‘AI’가 떠오르게 됐다. 기존 ‘BBC’ 전략에 ‘AI’가 추가되면서 중요도와 우선순위 면에서 바이오 부문을 ‘AI’가 대체하게 되는 셈이다.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사업구조 재편(리밸런싱) 역시 AI를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 투자’의 무게추도 BBC에서 ABC로 옮겨간다.

SK그룹은 지난 2022년 ‘BBC’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고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분야별로는 반도체·소재(C)에 142조2000억원, 전기차 배터리(B) 등 그린 비즈니스에 67조4000억원, 디지털 부문에 24조9000억원, 바이오·기타(B)에 12조7000억원을 투입한다고 했다.

반면, 올해 경영전략 회의에서는 AI·반도체 투자 재원 마련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1박2일 동안 20여시간에 걸쳐 ‘끝장 토론’을 벌인 SK 최고경영진들은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키로 했다. 이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시대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의 육성에 총력을 기울인다.

세부적으로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103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특히,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를 쏟아 붓는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AI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7월1일부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도 신설한다. 위원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맡는다. AI·반도체 밸류체인 관련 계열사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전체 AI 성장전략을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에서 직접 살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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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왼쪽부터) SK그룹 회장이 올해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최우진 SK하이닉스 P&T 담당 등에게 HBM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S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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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배터리·바이오 분야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외연 확장보다는 속도 조절을 통한 사업 효율화와 기존 사업 경쟁력 극대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SK온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추요 부진)의 영향으로 10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바이오·그린에너지 사업분야 역시 계열사별 무분별한 중복 투자·사업 진출에 대한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최 회장 역시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에 대해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맥락으로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CEO들은 앞으로 중복투자 해소 등을 하는 과정에서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하고, 각 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SK온 살리기’ 일환으로 거론되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등 구체적인 계열사 사이 합종연횡은 각 사별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그동안 AI 관련해서 일관되게 사업은 해오고 있었으나 그룹의 주요 사업 방향으로는 언급되지 않았다”며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최태원 회장이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특별히 강조한 만큼, 앞으로 (AI에) 좀 더 포커싱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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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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