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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반도체만으론 역부족…기업 체감경기 1분기 만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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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제조업 BSI 89…직전 분기 대비 10p 하락
반도체 나 홀로 고공행진…타업종 대부분 내림세
제조기업 61%, “상반기 목표 달성 어려울 전망”


이투데이

최근 3년 제조업 BSI 전망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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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호황에도 타업종에서 부정적 전망이 확산하며 3분기 제조업 체감경기가 하향 조정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년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 2238개 제조기업이다. BIS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BSI는 89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10포인트(p), 전년 동기 대비 2p 떨어진 수준이다.

IT 경기 상승으로 수출 중심 회복세를 보이던 체감경기가 내수기업과 중소기업의 부정적 전망과 전통 제조업의 침체가 지속되며 제동이 걸렸다. 매출액 중 수출 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구분했을 때 내수기업의 3분기 전망이 10p 하락한 88로 집계되며 수출기업의 전망치인 94에 비해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이는 수출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으로만 국한되고,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내수기업들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해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3분기 전망치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부정적 전망이 이전 분기보다 높아졌다. 특히 내수기업의 부정적 전망 상승 폭이 컸고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실제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작년보다 5.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의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자료에서는 13대 주력산업 중 자동차와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섬유, 가전, 이차전지 등 7개 산업 내수가 올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 엇갈린 희비…반도체만 나 홀로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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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주요 업종별 BSI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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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반도체’가 가장 높은 BSI를 기록했다. 반도체의 3분기 BSI는 전 분기 대비 8p 상승한 122를 기록해 기준치인 100을 크게 웃돌았다. 인공지능(AI) 확산 등 IT 경기가 살아나며 고부가 메모리와 장비 수요 모두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의료·정밀기기’와 ‘전기장비’ 업종도 3분기 경기전망이 각각 108과 101로 집계돼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지만 2분기 전망치 대비 11p와 16p 하락하며 반등세가 꺾였다.

‘철강’, ‘정유·석유화학’, ‘비금속광물’ 등 전통 제조업은 부진한 업황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79)은 전방산업 부진, 중국 및 일본의 값싼 수입재 유입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고 정유·석유화학(85) 업종도 주요 시장에서 중국 저가 공세가 본격화되며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금속광물(67) 업종은 건설 자재 수요 감소와 장마, 폭염 등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3분기 전망치가 가장 낮은 업종으로 조사됐다.

전 분기 대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업종은 제약 업종으로 105에서 78까지 전망치가 낮아졌다. 원재료 원가 상승 부담, 의료 파업에 따른 수주 감소 등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 10곳 중 6곳, “상반기 영업 목표 달성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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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업이 60.9%(크게 미달 15.3%, 소폭 미달 45.6%)를 차지하며 기업들이 지난해(62.4%)보다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로 봤을 때, 대기업(48.8%)과 중견기업(48.6%)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란 응답이 과반수에 못 미친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63.3%의 기업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목표치 달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대내외 리스크로 ‘내수소비 위축(42.7%)’을 꼽았다. 이어 △유가·원자재가 상승(17.7%) △고금리 장기화(12.7%) △해외수요 부진(12.5%) △환율 변동성 확대(7.7%)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상반기 수출 개선에도 고금리, 고물가가 소비 및 투자 회복을 가로막으며 업종별 기업 체감경기가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와 소비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 마련과 함께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제조업의 수출길을 터줄 수 있는 수출시장별 틈새 전략을 민관이 함께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이민재 기자 (2m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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