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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핵 탑재가 가능한 중·단거리 지상 기반 미사일을 다시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주재한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에서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에 대한 일방적인 유예의 추가 조치를 논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는 1987년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금지됐던 중·단거리 미사일 생산·배치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INF는 사정거리 500∼5천500㎞의 지상 발사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폐기하고 해당 범주의 미사일을 추가로 개발·생산·배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약으로,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핵 군비 경쟁을 중단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INF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러시아는 INF에서 금지한 미사일 개발을 자체적으로 유예했습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이러한 미사일을 생산하지 않고 미국이 이러한 시스템을 세계 어느 곳에 배치할 때까지 배치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을 유럽과 아시아에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러시아도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이런 미사일 시스템을 생산할 뿐 아니라 이미 덴마크에서 훈련하기 위해 유럽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미사일이 필리핀에 있는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그들이 미사일을 그곳에서 철수시켰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명백히 우리는 이런 타격 시스템 제조를 시작할 필요가 있고, 그다음에는 우리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면 실제 상황을 기반으로 그것들을 어디에 배치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월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 발사 장치를 필리핀에 배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 차관은 "미국이 세계 어느 지역에든 중·단거리 무기를 배치한다면 우리는 중거리 미사일 배치 유예를 거부할 것이라고 여러 번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러시아와 서방이 대립이 격화한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군축 합의가 잇따라 중단되거나 종료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또 1990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소련 주도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체결한 제래식 무기 군축 조약인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 대해 러시아와 나토가 각각 탈퇴와 효력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미사일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일부 타격하도록 허용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제희원 기자 jes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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