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조달 방법 합의 쉽지 않을 듯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방위력 증강을 고심 중인 가운데 향후 10년간 적어도 5천억 유로(약 738조원)를 국방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는 유럽연합(EU)의 내부 진단이 나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8일(현지시간)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27개국 정상과 국방·안보 분야에 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 전례 없는 안보 위협에 직면했다"며 "격렬한 전쟁이 유럽 대륙에 다시 돌아왔고 러시아는 이미 전시경제로 빠르게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99년에서 2021년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방위비 지출을 600%, 300% 늘린 데 비해 EU 회원국들은 같은 기간 방위비가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언급한 금액이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로 산출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EU 전문매체 유락티브는 짚었다.
그는 5천억 유로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각 회원국 기여뿐 아니라 EU 차원의 자원 조달에 대한 합의 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는 회원국 간 의견이 분분하다.
국방 분야 자금 조달을 위해 새로운 EU 채권 발행 등 공동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있는가 하면 각국이 기여부터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정상회의에서도 차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으로 지명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EU 공동으로 재원을 마련하자는 아이디어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는 EU 내에서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웨덴과 함께 이른바 '재정검소 4개국'(frugal four)으로 꼽힌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역시 뤼터 총리와 함께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회원국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명하기도 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전날 정상회의장에서 "차기 나토 사무총장이 되는 뤼터 총리에게 (정상 중) 대부분이 유럽이 국방 분야에 돈과 자원을 아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상기시켰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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