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단어도 뒤죽박죽에 말도 웅얼거려
트럼프, 힘 있는 목소리에 다소 정중한 태도
"바이든, 고령 문제↑…트럼프, 바이든에 일침"
[애틀랜타=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일 대 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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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미국 대선 첫 번째 TV 토론이 27일(현지시각) 열렸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각각 대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10시)부터 약 90분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일 대 일 토론을 했다.
이번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횡설수설하며 말까지 더듬어 '고령 리스크'가 부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끼어들기를 자제하는 등 4년 전과 비교해 더 진지해진 모습을 보였다.
[애틀랜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 대 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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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단어도 뒤죽박죽에 말도 웅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목이 쉰 듯 거친 목소리를 냈고 자주 말을 더듬었다. 목소리 음역대도 좁아 강조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조차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기침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종동 단어도 뒤죽박죽 사용했으며, 때로는 웅얼거려 알아듣기조차 어려웠다. 통계와 법률을 인용하려고 할 때는 비틀거렸다.
심지어 불법 이민 대응과 관련한 답변에서는 끝에 말을 뭉개며 발언 기회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내어주기도 했다.
지난 3월 국정연설 당시 13차례나 "전임자(predecessor)"를 언급하는 등 힘 있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때와는 다르게,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경직돼 보였고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질문과 관련 없는 답변을 하는데도, 의제를 되찾아오지 못한 채 끌려다니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입을 벌리고 지켜보는 경우도 많았다.
[애틀랜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일 대 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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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4년 전에 비해 정중한 태도…상대방 인정하는 모습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을 노렸던 4년 전과는 다르게, 다소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차분하고 조리 있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려 노력했고, 심지어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끝까지 들으며 일부 동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힘 있는 목소리로 토론을 주도하기도 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이 재정적자와 초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 등에 대해 답변하다 길을 잃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말을 자르지 않은 채 듣기만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약값 인하 조치를 했다고 자랑하며 "우리가 마침내 메디케어를 이겼다"고 말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글쎄, 그가 옳다. 그는 메디케어를 이겼다"며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메인주=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국 메인주 사우스 포틀랜드 브로드웨이 볼에서 시민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을 지켜보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손으로 머리를 짚고 있다. 2024.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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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고령 리스크 부각" vs "바이든에 일침"
이에 대해 CNN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고령 문제 더욱 심각해졌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바이든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했다"고 평가했다.구체적으로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그의 가장 큰 취약점인 나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고 선거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로 바꾸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못했고, 더 많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이 쇠퇴했다고 확신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토론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원 68%는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에서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했고, 공화당원 7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정중했으면 좋겠다고 답한 바 있다.
미시간주 워런에 사는 한 여성 유권자는 CNN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저하고 인식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권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제가 들은 건 '내가 이걸 했고 이게 역대 최고였다'는 말뿐이었고, 그게 무엇인지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그가 더 강력한 후보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실체가 많이 결여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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