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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한국 물가, 오히려 일본보다 비싸다” 日 엔화 약세 가속화에 해외여행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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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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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엔화 약세가 가속화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28일 후지TV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60엔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37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급격한 일방적인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엔화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면서 일본인들의 해외여행도 줄어들고 있다.

버블경제 붕괴 후 지금껏 계속된 임금 동결에 더해, 엔화 약세가 이어지며 가게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는 수입 식품과 에너지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재처럼 1달러당 160엔대를 이어간다면 연간 가계 부담은 9만 4000엔(이날 기준 약 81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일본인들은 값비싼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지만 이마저도 여의찮다.

일본 행사 JTB가 진행한 ‘2024년 황금연휴(4월 25일~5월 5일) 여행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3.6%가 올해 황금연휴 중 귀성을 포함해 ‘1박 이상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답했다.

여행을 가지 않는 이유로는 ‘여행비용이 비싸다’ ‘가계에 여유가 없다’ 등 경제적 이유를 드는 사람의 비율이 지난해와 비교해 많아졌다.

해외여행 선호도가 떨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엔화 약세 현상’이 지목된다.

해외여행에 1000달러를 지출하려면 과거에는 10만엔이 필요했지만, 이날 기준으로는 16만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인들이 주로 선호하는 해외 관광지 물가는 치솟고 있다.

대만은 일본과 비교해 물가가 저렴하지 않고, 한국의 물가는 오히려 일본보다 비싼 상황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지난 1월 발표한 동향에 따르면 일본 인바운드 여행에 비해 아웃바운드 여행은 부진했다.

지난해 일본인 출국자 수는 962만4,100명으로 2019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여파로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수도 상대적으로 줄었는데, 지난해 방한 일본인 수는 약 250만명에 머물 며 방일 한국인 700만명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현지에서는 해외여행자 수는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한 여행 비용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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