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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네이버웹툰 대표 "나스닥 상장 울컥…AI 투자로 아시아 디즈니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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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광 김준구 대표…"36년 목표 중 20년 지나"

"웹툰 산업 인정받고, 웹툰작가 선망 직업돼야"

"플랫폼서 창작자들이 다양한 IP생성..선순환구조"

"월간활성사용자 확대보다 이용자와 상호작용 중요"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김준구 네이버웹툰테인먼트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네이버웹툰은 테크 기업이고 새로운 실험을 해야 한다”며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을 지원하고 인재 채용에 집중하면서 플랫폼 확장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김상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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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날 네이버웹툰 상장식을 마친 뒤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인공지능(AI)을 포함한 IT기술에 보다 투자를 늘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만화광인 그는 “네이버 사원으로 들어와 웹툰을 아시아의 디즈니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운 기간이 36년이었는데, 이제 20년이 지났고 나스닥 상장도 이뤘다”면서 “한국 사업이 글로벌이 됐고, 글로벌 투자자에게 인정을 받아 뿌듯하다”며 나스닥 상장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날 공모가격이 결정되고 되게 울컥했다”며 “제가 좋아서 시작했고, 웹툰작가라는 직업이 선망되고 웹툰이 산업으로 인정받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는데,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웹툰의 모회사로, 이날 뉴욕 나스닥 시장에 상장, 첫날 주가가 9.5% 오르며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여전히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는 만화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지만, 한국의 ‘웹툰’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아시아의 디즈니를 목표로 세웠던 데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디즈니처럼 훌륭한 작품들을 글로벌로 배급할 수 있는 배급망과 지식재산권(IP)을 갖춤과 동시에 디즈니처럼 100년 넘게 가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특히 네이버웹툰의 장점에 대해 다양한 IP를 갖고 있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네이버웹툰은 한국에서 다양한 IP를 보유한 창작자풀이 있고, 작가들이 가장 선망하는 플랫폼으로, IP다양성이 IP전환(IP adaptation)에 있어 가장 큰 무기”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인 디즈니가 다양한 IP를 통해 영화, 뮤지컬 등 여러 작품을 계속 생산하듯, 네이버웹툰이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세운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일종의 플랫폼으로, 여러 작가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려 IP가 자동으로 축적되는 시스템이다. 디즈니가 수백명이 달라 붙어 하나의 IP를 만드는 데 반해,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2400만명의 개인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면서 다양한 IP가 생성되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한국 콘텐츠가 네이버웹툰 플랫폼을 타고 아시아, 유럽, 미국으로 확산되고, 현지에서 또 다른 작가들이 콘텐츠를 생산한 뒤 한국에 다시 전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이 관심 갖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블랙록은 네이버웹툰 상장과정에서 앵커 투자자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수많은 창작자들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을 블랙록이 좋게 봤다”며 “프리미엄 콘텐츠가 육성되고 성장한 뒤 서로 시너지가 되는 장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도 “블랙록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 정도의 대형사들이 이번 상장 과정에서 대거 투자자로 참여했다”라고 귀띔했다.

물론 리스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월간활성사용자(MAU)가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MAU는 1억6900만명이다. 지난 2022년(1억6700만명)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시장 MAU는 같은 기간 1억3600만명에서 1억230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월가에서는 MAU 성장을 주요 지표로 본다.

김 대표는 “MAU증가가 매출로 이어지지만, MAU가 늘지 않아도 이용자와 인게이지먼트(상호작용)이 높으면 매출이 늘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이용자들의 웹툰 체류시간이 길어지고 구매량이 늘어나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광고서비스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웹툰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1.3%에 그친다. 넷플리스의 광고구독 모델처럼, 이용자들이 광고를 보면 무료로 웹툰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확장시키겠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 타종행사에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깜짝’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이 네이버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향후 관계를 물어보면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살다가 아들이 독립하고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한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라면 ‘아들아 나보다 더 성공한 삶을 살아라. 그리고 필요한 게 있으면 얘기하라’ 이렇게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해진 GIO에게도 이 얘길 했는데 듣고 웃으셨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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