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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SK그룹, AI·반도체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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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9일 이천 SKMS연구소서

리밸런싱 방향 결정 경영전략회의 열어

AI반도체 중심 사업재편

배터리·바이오 질적 성장 논의

아시아경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5월 14일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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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AI·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리밸런싱(사업 재편) 방향을 정하고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위한 전략을 논의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년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미래 성장사업 투자 및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 등을 집중 논의한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등 30여명이 참석한다.

'배터리 살리기' 아닌 AI 반도체 화두로 꺼낸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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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이번 회의의 최고 화두를 AI·반도체로 정했다. 최고경영진들은 성장 분야의 투자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과 방법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AI 산업계에 강력한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다. SK그룹은 HBM 등 AI 시스템·AI 서버 구축에 최적화된 메모리 제품뿐만 아니라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AI에 필요한 모든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인 '에이닷'을 운영 중인 SK텔레콤은 SK C&C와 함께 '엔터프라이즈 AIX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 AI와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국내외 관련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내 ICT위원회 산하에 'B2B AI 협의회'를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ICT위원장은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맡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이번 미국 출장도 'AI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 회장은 지난 22일 미국으로 출국해 빅테크 주요 인사들과 AI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한 회동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달 6일 대만 TSMC의 웨이저자 이사회 의장(회장)을 만났고 지난 4월에는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 와 만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성큼 다가온 AI 시대를 맞아 향후 2~3년간 HBM 등 AI 생태계와 관련된 그룹 보유 사업 분야에만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논의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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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바이오는 내실 경영으로 '체질 개선'

SK CEO들은 이를 위해 연초부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 강화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통한 재원 확충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다. 운영 개선은 기존 사업의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제반 경영활동이자 경영전략이다.
CEO들은 또 배터리·바이오 등 '다가올 미래'의 성장 유망 사업들도 '운영 개선' 등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방안들을 의논하기로 했다.

앞서 적자 늪에 빠진 SK온 살리기에 나선 SK그룹은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는 방안을 비롯해 SK온과 SK엔무브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매각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SK그룹은 경영전략회의는 그룹의 기본적인 경영 원칙과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각 사에서 검토한 뒤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SK 고유의 경영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실천 및 강화를 위한 토론이 집중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SKMS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9년 처음 정립했으며 지난 45년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하며 고도화되고 있는 SK 경영의 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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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MS는 19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1980년 유공, 1994년 한국이동통신, 2012년 하이닉스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으로도 작용했다.

CEO들은 SKMS 의제를 올해 지속과제로 삼아 오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CEO세미나 등에서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내실 경영을 통한 투자 여력 확대와 질적 성장을 위한 전략과 방법론을 도출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주요 참석자들의 발표가 중심이 됐던 예년과 달리 CEO간 토론이 일정 대부분을 차지하고, 리밸런싱 방향이 도출될 때까지 사실상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회장도 미국 현지에서 화상으로 함께 하며 CEO간 토론을 경청하고 회의 마지막에 1∼2시간가량 마무리 발언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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