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연임 관측 속 멜로니·오르반 '격분' 변수
젤렌스키, EU본부서 EU-우크라 안보협정 체결
EU 깃발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향후 5년간 유럽연합(EU)을 이끌 지도부 구성을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회의가 27일(현지시간) 열린다.
EU 27개국은 이날과 28일 양일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EU 행정부를 포함한 주요 기구 인선과 5년간 우선 추진할 전략적 의제 선정 등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선 연임에 도전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후보로 공식 지명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앞서 유럽의회 선거 이후 17일 처음 열린 27개국 정상간 비공식 회동에서는 합의가 불발됐다.
이후 25일 유럽의회 1, 2, 4위 정치그룹인 중도 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 자유당그룹(Renew Europe) 간 협상에서 폰데어라이엔을 후보로 추천하기로 합의했다.
또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 각각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를 임명하기로 뜻을 모았다. 유럽의회의 중도파가 모여 회원국의 입지와 소속 정치그룹 등을 안배한 것으로 보인다.
3개 정치그룹 협상에는 EPP에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S&D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자유당그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표 등 6개국 정상이 모였다.
EU 6개국 주요 정상이 협상 대표단으로 나섰기에 협상 결과가 그대로 승인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EU 조약에는 정상회의에서 집행위원장 후보 결정 시 필요한 표결 요건 등 별도로 명시된 규칙이 없어 27개국 간 정치적 타결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당장 '중도파' 3개 정치그룹 잠정 합의를 두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
멜로니 총리는 유로존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의 지도자이자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선전한 몇 안 되는 유럽 지도자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전날 이탈리아 하원 연설에서 EU 고위직 협상 결과에 대해 "밀실 합의", "초현실적", "비민주적" 등의 표현을 동원하며 중도·좌파 일색으로 EU 고위직 후보가 정해진 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사이가 좋지 않은 오르반 총리도 "포용 대신 분열의 씨앗을 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EU 고위 당국자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사전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 전제 대언론 설명)에서 회의를 주재할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일부 회원국 반대에도 EU 지도부 인선과 관련한 결정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회원국들이 정확히 어떤 입장인지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당국자는 '정상회의 첫날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도 "각국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멜로니 총리와 오르반 총리가 중도파의 '밀실 협의'를 문제삼아 이를 지렛대로 나머지 집행위원단(국무위원단에 해당) 구성에서 비중있는 자리를 확보하려는 속셈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집행위원장,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포함한 27인의 집행위원단은 통상 각 회원국에서 한 자리씩 맡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번 정상회의 문턱을 넘으면 내달로 예상되는 유럽의회 표결에서 720석의 과반인 361표 이상을 획득해야 연임이 확정된다. 두 번째 5년 임기는 1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정상회의의 의제에는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도 포함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상회의 첫날 직접 브뤼셀 EU 본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EU 다른 당국자는 전날 실명 언급 없이 "언론들이 보도했듯 특별 손님이 참석할 것"이라며 젤렌스키의 방문 계획을 시사하면서 정상회의 첫날 EU-우크라이나 간 안보협정 서명식이 열린다고 예고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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