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장래희망 1위'였던 유튜버, 레드오션으로…'활동중단' 속출, 이유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한때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였던 유튜버들이 고전하고 있다. 매월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너도나도 뛰어들었지만, 실상은 다르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이 등장했고, 덕분에 개별 유튜버는 물론 유튜브 전체의 광고수익 증가세도 꺾이는 흐름이다. 늘어나는 영상 제작비 부담은 방송가만의 어려움은 아니었다. 이에 청년층의 유튜브에 대한 관심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8만 구독자를 보유한 과학·공학 대표 유튜브 채널 '긱블(Geekble)'이 임직원 50명 중 70% 이상을 구조조정을 하기로 밝힌 가운데 이밖에 '활동 중단'을 선언하는 유튜버도 늘어나고 있다.

중단의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기대 이하의 수익'이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예컨대 현재 나영석 PD가 운영하는 채널 '십오야'는 구독자 600만명을 넘어선 대형 채널이지만, 그는 올해 초 유튜브 라이브에서 "적자가 나서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나PD는 "조회 수 수익은 방송 제작비에 비하면 크지 않다"며 "'슈퍼챗'을 받을까 고민도 해봤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 유튜버는 '광고'와 '슈퍼챗'이 주된 수익창출 수단인데 어느 쪽도 녹록지 않은 사정이다. 우선 광고 수익의 경우, 조회수에 의존하지만, 과거에 비해 시청자 수는 포화 상태이지만 채널 수는 늘어나면서 시청자가 분산되는 흐름이다. 유튜브는 수익 창출 조건으로 구독자 수 500명과 최근 90일간 공개 동영상 업로드 3회, 최근 1년 시청 3000시간 또는 최근 90일 동안 쇼츠 조회 수 300만회'로 문턱을 낮췄는데, 이는 더 많은 사람이 수익을 올리지만 반대로 진입장벽을 낮춰 수익이 분산되는 효과를 낳았다.

슈퍼챗의 경우도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정도로 받는 이는 드물다. 플레이보드 집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유튜버 100위권의 월간 슈퍼챗 액수는 490만원대였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100명을 제외한 모든 국내 유튜버의 슈퍼챗은 500만원 미만인 셈이다.

유튜버 전체 광고 수익도 성장세가 꺾였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의 글로벌 광고 매출은 2020년 198억 달러에서 2021년 288억 달러로 45.5% 급성장했다. 그러나 2022년 광고 매출은 292억 달러로 전년과 비슷했다.

IT 업계에서는 숏폼(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 등장을 배경으로 지목한다. 숏폼은 광고 삽입이 쉽지 않은 만큼, 기존 일반 동영상 대비 광고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숏폼 분야 최강자인 틱톡 등 유튜버를 위협할 새로운 동영상 플랫폼이 우후죽순 등장한 것도 유튜브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국내에서도 유튜버에 대한 관심이 식고 있다. 올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디지털 크리에이터 미디어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크리에이터 관련 사업자는 총 1만1000여 개에 달하고, 2022년 연 매출은 4조 원이 넘었다. 다만 연 매출 5억 미만인 곳이 68%, 5인 미만 사업장 역시 81%로 영세한 업체가 대다였다. 최상위와 최하위 유튜버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해진 결과다.

크리에이터의 주류인 청년층도 줄어드는 추세다. 2023년 기준 디지털 크리에이터 미디어 산업 종사자 가운데 30대 이하 비율은 64.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대비 8.3%포인트가 줄어든 수치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