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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의정, 국회서도 충돌…정부 "의료공백 송구", 의협 "현 사태 복지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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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잘 협의하겠다" 발언에 임현택 "우릴 노예 취급" 발끈

강선우 "막말 폭격기 수준" 사과 요구…임 "표현의 자유영역"

뉴스1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답변을 듣고 있다. 2024.6.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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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강승지 조현기 조유리 임윤지 기자 =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4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와 의사 단체는 장소를 국회로 옮겨 또다시 충돌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개최한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의사와 정부는 전 국민을 볼모로 싸우고 있다"며 "정부와 의협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병원부터 열고 협의를 시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에서 의협을 중심으로 특위를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잘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 장관의 발언을 듣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지금까지 복지부가 의협을 대해 왔던 것은 전공의, 교수들, 의협 역시 마찬가지로 범죄자 취급을 했고, 노예 취급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임 회장)도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당했다"며 "의협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들은 의료 공백 사태를 두고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민수 복지부 2차관에게도 사과 요구를 했고, 박 차관은 "의료공백이 지속된 것에 대해 담당 차관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그런데 잘 아시는 것 처럼 의대 증원은 그간에 정부가 이번 윤석열 정부뿐만 아니라 이전에 문재인 정부 또 그 이전 정부도 (추진했다)"라고 밝혔다.

남 의원은 "의협회장은 의사단체 수장인데 정부와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환자를 뒷전으로 해서 투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의료 현장에 싸워야 되지 않느냐 이런 목소리가 있는데, 의료 공백 사태를 장기화되고 있는데 의료단체 수장으로서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대해 임 회장은 "현 사태는 의사들이 만든 사태가 아니라 멀쩡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그리고 복지부 공무원들이 만든 사태"라고 주장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중증장애인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데 여전히 파업을 이어나가야 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의했고, 임 회장은 "이 환경은 복지부가 만들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임 회장은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서 저도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14만 의사의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이 사태의 본질은 전공의들하고 의대생들한테 '지금 복지부가 하는 이른바 개혁이라는 것을 하면 당신들의 미래가 없다'라는 메시지를 줬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자기가 있던 자리에서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업을 계속 할 것인지'를 묻는 질의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의료에 미래가 있다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의사들)은 이미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임 회장의 거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 회장을 향해 "제가 국회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할 때 저에게 미친여자라고 했는데, 왜 그랬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임 회장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1년 21대 국회 대변인으로 활동할 당시 수면 내시경을 받기 위해 전신마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 의사에게 의협이 회원 정지자격 2년을 내린 것에 대해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이를두고 임 회장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 '미친' 여자가 전 의사를 지금 '살인자, 강도, 성범죄자'로 취급했다"며 "이 여자는 참 브리핑 할 때마다 어쩜 이렇게 수준 떨어지고 격 떨어지는 말만 하는지"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임 회장을 향해 "청문회를 준비하며 찾아보니 저는 약과였다"며 "(임 회장은) 창원지법 판사에게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고 했다가 고발당했고,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 '조규홍의 말을 믿느니 김일성 말을 믿겠다'고 말했고,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에게는 '십상시'라고 했다"고 질책했다.

이어 "집단휴진에 동참하지 않은 아동병원협회장에게는 멀쩡한 사람 입원시키는 사람들이라고 했다"며 "(오늘이) 의료계 비상상황 청문회인데 사실 증인, 참고인 명단보면 임 회장 막말 청문회를 진행해도 될 것 같다. 판사, 장관, 차관, 국회의원, 동료 의사 가리지 않고 거의 막말 폭격기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도소를 무릅쓸만큼 중요한 환자가 없다' '구토 환자에게는 어떤 약도 쓰지 말자' 이런 말은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며 "의료계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발언하기 전에 본인 언행을 지켜보면서, 상처받은 국민 여러분께 사과해야 하지 않겠나"고 물었다.

이에 임 회장은 "국민이 가진 헌법상 표현의 자유 영역에 생각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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