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르포] 장인화號 출범 100일...‘이차전지소재 풀밸류체인’ 구축 속도 올리는 포스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직원들이 원료 창고에 적재된 호주산 리튬광석 원료를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체감 온도가 30도를 웃돈 지난 25일. 광양만에서 불어오는 해풍(海風)도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 안으로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식히지 못하는 무더위 속, 5만9000평에 이르는 전남 율촌산업단지 한복판에는 포크레인, 크레인이 모여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차전지용 수산화리튬을 가공하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2공장의 준공을 일주일여 앞두고 작업자들이 장비를 최종 점검하고 공장 주변 환경을 정리하는 등 막바지 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2공장이 다음 달 초 준공을 마치면 오는 9월까지 시운전이 진행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의 ‘시작점’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1~2공장은 오는 9월 말 종합 준공을 하게 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취임 100일을 기념해 지난 24일~25일 양일간 포항제철소와 광양 포스코퓨처엠 양극재공장,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HY클린메탈 등 이차전지소재 풀밸류체인을 언론에 공개했다.

장 회장은 오는 28일 취임 100일 차를 맞는다. 취임 당시 선정한 7대 미래혁신 과제 중 ‘철강 경쟁력 재건’과 ‘이차전지소재 경쟁력 및 기술력 선점’을 특히 강조해온 만큼 두 사업부에서 이뤄낸 성과를 대중에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리튬·니켈·흑연 등 핵심 원료부터 양·음극재와 차세대 이차전지용 소재, 리사이클링까지 전세계 유일한 이차전지소재 풀밸류체인의 구축 과정을 공개하는 한편 철강 부문에서는 수소환원제철에 다가가는 진전된 기술을 선보였다.

광양 율촌산업단지에는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공장과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이차전지용 수산화리튬 공장, 포스코HY클린메탈의 폐이차전지 리사이클 공장이 걸어갈 수 있는 동선 안에 배치돼 있다. 관련 사업회사들의 물리적 접근성을 높여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등 협력 체제를 갖춰나가겠다는 전략에서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담당하는 원료 공장은 밸류체인의 시작점이다.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와 호주 필바라 미네랄스를 통해 안정적으로 리튬 원료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핵심 파트너인 호주 필바라미네랄스에 2018년 지분을 투자해 원료 공급의 기틀을 마련했고, 2021년에는 합작사(JV)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세우는 성과를 냈다.

매일경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에서 생산한 수산화리튬 제품 창고 전경<포스코홀딩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방문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원료창고에는 호주에서 들여온 리튬광석 원료가 사막의 모래산처럼 높이 쌓여있었다. 원료창고에 보관되는 원료는 공장으로 옮겨져 황산과 혼합 과정을 거쳐 황산리튬 용액으로 바뀐다.

여기에 물을 전기분해해 수산화이온(OH)을 공급하면 수산화리튬 용액이 생산되고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하면 마침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이 나온다. 1000t의 광석을 가공해 얻을 수 있는 수산화리튬은 25t에 불과할 만큼 까다로운 공정 기술을 요구한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종합 준공을 끝내면 연산 4만3000t 규모의 이차전지소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게 된다. 수산화리튬 4만3000t은 전기차 약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광양 양극재 공장이 연산 9만t의 양극재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리튬(약 4만3000t) 전량을 내재화할 수 있는 양이다.

이복형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5월 이후 1공장에서 뽑아낸 수산화리튬은 배터리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품질이 보장됐다”며 “상업 생산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에서 생산한 수산화리튬은 포스코퓨처엠에 공급된다. 포스코퓨처엠이 제작한 양극재는 배터리사를 거쳐 자동차사로 공급된다.

이밖에도 포스코그룹은 중국 화유코발트, GS에너지와 손을 잡고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업체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을 포스코퓨처엠 광양 공장 맞은편에 준공했다. 추후 배터리의 수명이 다하거나 배터리 제작 과정에서 공정스크랩이 발생하면 원료 금속을 회수해 또다시 양극재를 만드는데 활용하는 친환경 자원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이차전지소재 사업 방향을 설명한 방진철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총괄 상무보는 “포스코홀딩스는 시장 규모 확대에 따라 이차전지 공급망 내 원료 분야의 부가가치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고수익 원료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일경제

포스코의 전기용융로(ESF) 시험설비에서 쇳물이 출선되고 있는 모습<포스코홀딩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철강사업 본원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화석 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미래 기술을 말한다. 석탄이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는 철광석과 화학 반응하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만, 수소는 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철강 제조과정에서 탄소배출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적인 제철공정에서 환원로의 역할은 고로가 담당하지만, 수소환원제철 공정에서는 ‘환원로’와 ‘전기로’가 쓰인다. 수소에 의해 철광석의 환원반응이 일어나는 설비인 환원로에서 철광석을 고온으로 가열된 수소와 접촉시켜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면 이를 전기로에 넣어서 녹이면 쇳물(용선)이 생산된다.

아직 전세계적으로 100% 수소만을 사용해 직접환원철(DRI)를 생산하는 환원로는 상용화되지 않았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수소 일부를 활용해 직접환원철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포스코의 경우 수소 25%,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자체 기술 파이넥스(FINEX)을 토대로 수소를 100%까지 사용하는 하이렉스(HyREX) 기술 개발을 추진해 2050년까지 기존 고로를 전기로와 하이렉스로 대체할 계획이다.

천시열 포스코 포항제철소 소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각국이 ‘그린 철강’ 기술 주도권을 쥐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한국도 우리 정부의 지원 아래 초기 단계에 있다”며 “포스코가 신철기시대를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포스코 하이렉스(HyREX) 수소환원제철 개념도<포스코홀딩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프레스 투어에서는 하이렉스 기술에 활용되는 전기용융로 시험설비(Pilot ESF)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수소환원제철 전환을 시도하는 유럽의 철강사들이 고급 철광석을 사용하는 샤프트 환원로에 전기아크로(EAF)를 적용하는 방안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포스코는 원료 제약이 적은 유동환원로에 전기용융로(ESF)를 접목해 시험 운행 중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사 중 SNNC가 ESF 관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파이넥스와 접목한 것이다. 포스코는 해외 철강사들이 쓰는 샤프트환원로 대비 원가, 기술적 측면에서 앞서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렉스는 4개의 유동환원로를 거쳐 철광석을 수소를 순차적으로 반응시켜 직접환원철을 생산한 후 전기용융로(ESF)를 통해 탄소 감축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다. 포스코의 전기용융로 시험설비는 시간당 최대 1t의 용선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난해 7월 제작해 올해 1월 완공했다. 안정적인 조업과 테스트를 통해 올해 4월 첫 출선에 성공해 총 15t의 용선을 뽑아냈다.

이번 성공으로 포스코는 전기용융로 요소기술 개발과 하이렉스 기술 완성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박재훈 포스코 저탄소제철연구소 전기로연구그룹 그룹장은 “파일럿 설비인만큼 향후 다양한 품위의 원료와 시험 조업으로 원료 장입 분포 최적화, 내화물 개발, 용선 품질 확보 등 전기용융로 요소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