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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두산에 밀린 네이버, 대기업 집단 지정 3년 만에 10위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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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NAVER)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대기업 집단 총 시가총액 순위에서 11위까지 떨어졌다. 네이버는 두산그룹에 10위 자리를 내주면서, 대기업 집단 지정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네이버 시가총액은 27조250억원이다. 두산그룹(상장사 7개) 총 시가총액 29조2440억원보다 2조2190억원가량 적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력발전 사업 기대감 속에 올해 들어 주가가 28%가량 올랐다. 이에 두산그룹 시가총액이 2조원 넘게 증가해 역전하게 된 측면도 있지만, 네이버의 부진이 순위가 뒤바뀐 결정적 원인이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주가가 27% 넘게 빠지면서 시가총액이 10조원가량 증발했다. 이날 장 초반 네이버 주가는 16만5000원까지 밀리면서 최근 1년 중 최저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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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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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2021년 5월에는 상황이 달랐다. 당시 네이버 시가총액은 59조6280억원에 달했다. 삼성그룹(686조원) → SK그룹(195조원) → LG그룹(155조원) → 현대차그룹(134조원)에 이어 5위였다.

같은 해 9월 네이버는 수정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45만4000원)를 찍으면서 단일 종목으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이때 네이버 시가총액은 74조6000억원으로 2위 SK하이닉스와 격차가 2조원대까지 좁혀졌다.

네이버 주가는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려 왔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고금리 환경에서는 성장주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사업 성과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네이버는 게임 특화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숏폼(짧은 영상) 채널 ‘클립’ 등을 잇달아 선보였지만, 애플리케이션 월간 사용시간 기준 인스타그램에 뒤지며 국내 4위로 밀렸다. 또 네이버 커머스(Commerce·상거래) 부문은 중국 업체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이른바 ‘라인야후 사태’도 불거졌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라인야후에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행정지도를 내렸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관계 정리에 들어갔다. 또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지분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하면서, 네이버는 라인야후의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을 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상 중이다.

네이버 웹툰이 오는 27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것도 네이버 주가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모자(母子)회사 동시 상장에 따라 이익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2016년 7월 라인을 일본과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을 때도 네이버 주가가 일주일가량 약세 흐름을 보였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웹툰 기업공개(IPO)로 인한 지분 희석과 더블 카운팅(중복 계상) 할인은 네이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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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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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 주가가 내릴 만큼 내렸다고 보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30배 이상이었던 네이버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 ÷ 순이익)은 17배 수준까지 내려왔다. 개인은 올해 들어 네이버 주식 2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5261억원, 영업이익 4393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분기 영업이익이 올해 2분기 4471억원, 3분기 4593억원, 4분기 4734억원 등 매 분기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건은 떠나간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오는 시점이다. 네이버 주가가 고공 행진하던 2021년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 비중은 57% 안팎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은 네이버 주식을 5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지분 비중도 47% 수준까지 내려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이 더 나빠지기도 어렵다”며 “라인야후 사태 등 외부 변수가 개선되고 수급 회복만 나타난다면 네이버 주가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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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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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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