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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재정건전화' 지시에… 알짜 '인니 광산' 헐값 매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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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5사, 3년간 1조 넘는 순이익에도

건전화 압박에 지분 20→10%로 줄여

시기까지 못박아 '제 값' 못받을 우려

석탄발전 비중 줄며 에너지 안보 악재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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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들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바얀리소스 광산'을 두고 헐값 매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얀 광산은 정부가 비핵심·부실 출자사 지분을 매각하라는 '재정건전화 계획' 지시를 내리면서 발전 자회사들이 내놓은 자산 중 하나지만, 폐광 전까지 수익을 낼 수 있는 알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연료 공급의 역할을 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광산 매각의 타당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발전 자회사들은 인도네시아 바얀 광산의 매각이 연이어 유찰되면서 매각 일정을 연내에서 2026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바얀 광산은 발전 자회사 5곳(남동·중부·서부·동서·남부)이 총 20%(각 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발전 자회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중 절반인 2%씩 총 10%의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예정가는 2022년 재정건전화 계획이 나왔을 당시 기준으로 7500억원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광산의 자산 가치가 높아졌지만 바얀 광산 지분 매각은 2년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이 확산되면서 광산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급감, 매각 가격 접점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에서 매각을 강제로 지시하면서 협상력이 낮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전 자회사들은 2027년까지 재정건전화 목표를 맞추라는 정부 지침 때문에 매각 협상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알짜자산을 무리하게 매각하라는 지시를 하면서 협상력이 낮아진 상태"라며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을 했어야 하는데 그 위치를 잃어버린 채 협상을 시작했다. 낮아진 협상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바얀 광산은 투자비 회수가 끝났기 때문에 폐광이 되더라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다. 발전 자회사들은 바얀 광산으로 지난해에만 3341억원의 수익을 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에는 총 1조23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알짜자산을 무리하게 매각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분 매각 시 에너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석탄은 10여 년 후에도 중요한 에너지 연료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르면 오는 2038년 우리나라의 석탄화력 발전 비중은 10.3%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안정적인 연료 확보를 위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자산"이라며 "탄광이 폐광되기 전까지 손해(마이너스)를 보지 않는 데다가 지분을 계속 보유하게 된다면 향후 민간 발전소 측에 석탄 공급을 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정부에서 시기를 특정 짓는 매각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헐값 매각이 될 수 있어서다. 김진수 한양대 자연환경공학과 교수는 "원금 회수 이상의 수익이 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에 예상되는 수익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제값을 받고 매각해야 한다"며 "정부에서 매각 시기를 제한하게 된다면 자산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성급한 매각은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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