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의 한 버스 정류장. 이곳에선 전날 중국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일본인 모자 등 3명이 부상당했다.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어머니와 아들이 중국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입었다. 앞서 이스라엘 외교관의 가족과 미국인 대학 강사들이 피습을 당하는 등 외국인 대상 범죄가 중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25일 일본 NHK 방송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장쑤성 쑤저우(蘇州)시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중국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일본인 여성과 아들, 중국인 여성 스쿨버스 안내원이 다쳤다. 용의자인 중국인 남성은 하교 중인 어린이를 태운 쑤저우 일본인 학교 스쿨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버스를 기다리던 일본인 모자를 공격했다. 범행 직후 스쿨버스 여성 안내원과 주변 학부모 등에게 제압당했다.
피해를 입은 3명은 사건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일본인 모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중국인 안내원은 용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중국 당국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버스정류장은 쑤저우 일본인 학교에서 북쪽으로 약 1㎞가량 떨어진 도심에 있다. 이 근처에는 일본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NHK는 “쑤저우시는 상하이시에 인접한 인구 1300만명의 도시로 일본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다”며 “5300여명의 일본인이 거주 중”이라고 전했다. 사건 발생 2개월 전 쑤저우로 이사 온 일본인 주재원 남성(31)은 아사히에 “(쑤저우는) 치안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건이 발생해 불안하다”며 “당분간 외출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쑤저우 일본인 학교는 휴교했으며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에 있는 다른 지역 일본인 학교에서는 경비가 강화됐다. 주베이징 일본대사관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공원 및 지하철역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흉기 피습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외출 시 주변 상황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0일 낮 중국 지린시 베이산 공원에서 발생한 미국인 강사 흉기 피습 현장(왼쪽). 오른쪽 사진은 이번 사건에서 부상을 입은 데이비드 자브너 미국 아이오와주의 코넬 칼리지 강사. 홍콩 성도일보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중국에서는 외국인들이 흉기 등을 통한 공격에 피해를 입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지린성 지린(吉林)시 베이산 공원에선 미국 아이오와주 코넬칼리지에서 파견된 강사 4명이 중국인 남성의 흉기 공격에 다쳤다. 피해자 중엔 애덤 자브너 미국 하원 의원(아이오와)의 동생인 데이비드 자브너 강사도 포함됐다.
지린시 공안 당국은 사건 용의자 추이다펑(崔大鵬·55)이 베이산 공원을 걷던 중 미국인 일행 중 한 명과 부딪힌 것에 화가 나 이들을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엔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쭤자좡(左家莊)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이스라엘인 외교관의 가족(50)이 외국 국적의 용의자(53)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 대사관 밀집지역에서 이스라엘 외교관의 가족이 외국인 괴한에게 흉기로 공격당하는 장면을 촬영한 현장 폐쇄회로 카메라의 캡쳐 영상.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 당국은 일련의 사건이 외국인 혐오 범죄가 아니란 입장이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짧은 기간 안에 외국인 피습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이와 유사한 우발적인 사건은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향후 국제 민간 교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중국 내에서 제기된다.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이런 유형의 사건은 용의자의 심리적 문제일 가능성이 크지만 발생하면 회복세를 보이던 중국과 외국의 교류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