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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치솟는 환율에 불안한 증시… '차·방산·조선주'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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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거래일 연속 1400원대 위협

당국,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증액

미국 피벗 신호 없이는 방어에 한계

환율 급등 땐 수출주 강세

아주경제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53포인트(0.7%) 내린 2764.73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0.7원 오른 1,389.0원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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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 연속 1390원대에 개장하면서 고환율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1일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한도 증액에 나서면서 단기적으로 구두 개입 효과를 냈지만 미국의 명확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신호 없이는 환율 방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90원에 장을 출발했다. 지난 21일 1392원에 개장한 이후 2거래일 연속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 선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찾아온 고환율 공포에 외환당국은 21일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를 500억 달러 증액하는 것에 합의했다.

당국과 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는 '윈윈(win-win)'할 수 있는 거래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연금은 안정적으로 달러를 조달할 수 있고,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원화 가치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다만 외환스와프 증액만으로는 환율 방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의 고환율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탈동조화로 달러가 매우 강한 흐름을 보인 것에 더해 엔화 약세로 인한 동조화 현상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를 증액한 것이 원화 가치를 일시적으로 높이는 영향은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의 고환율은 대외적 요인이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스와프 증액이 이런 대외적 요인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고환율을 방어할 수 있는 카드도 제한적이다. 외환당국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고환율을 방어하느라 외환보유액을 올해 상반기에만 73억 달러 소진한 상황이다. 5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28억3000만 달러로 반년 만에 최저치다.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2800선을 겨우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0.70% 하락한 2764.7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2거래일 연속 내렸다.

환율이 치솟으면 증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원화가 약해질수록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를 떨어뜨려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1일 코스피200 선물을 995억원어치, 24일 63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터치한 이후 외환당국이 강하게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시장은 1400원을 상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재차 14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1390원을 넘어서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레벨"이라고 판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환율 불안은 지난 4월과는 차이점이 있다"면서도 "엔화와 유로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면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일시적으로 환율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역시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출주가 유리하다. 거래대금을 달러로 받는 수출 기업들은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어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자동차, 방산, 조선에 이어 최근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음식료주 등의 수출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주경제=장수영·장선아 기자 swimmi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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