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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2층 작업실서 '펑펑펑'···3.5만개 연쇄폭발 위험에 초반 진입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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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피해 왜 컸나]

배터리 특성상 추가 연쇄 폭발

초기 진압 못하고 4시간40분 뒤 수색

2층 배터리 포장 작업실에서 발화한듯

"방재장비 작동했는지 조사 필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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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도 화성시 리튬 배터리(1차전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공장 내 적재된 배터리 3만 5000개에서 발생한 연기가 불과 15초 만에 공장 작업실을 덮쳐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튬 배터리 소재 특성상 소화기나 물로 불을 끄기 어렵고 연쇄 폭발이 수시로 발생해 구조 인력의 현장 진입이 어려웠던 점도 피해 규모를 키웠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이날 오후 8시 화재 현장을 찾아 공장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에 담긴 화재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불이 난 곳은 아리셀 공장으로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연면적 2300여 ㎡ 규모 3층 건물이다. 아리셀은 리튬 1차전지 제조·판매를 주력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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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 시각은 오전 10시 31분이었지만 큰 불길은 약 4시간 40분이 지나서야 잡혔다. 소방 구조대원은 오후 3시 10분께 현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오후 동안 실종자 21명이 사망한 채로 발견되면서 사망자는 사고 초기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1명을 포함해 2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국 국적자는 20명으로 파악됐다. 숨진 근로자들은 지금까지 모두 처음 불이 난 공장 2층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5시 확인된 사망자 외에 연락 두절 상태인 외국인 실종자의 휴대폰 위치값이 공장 인근임을 확인하고 수색 작업을 계속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조명 등을 동원해 밤 늦은 시간까지 수색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셀(배터리를 세는 단위)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온 만큼 소방 당국은 건물 2층에 보관된 배터리에서 발생한 발화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난 건물 2층은 판매용 리튬 배터리를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장으로 3만 5000여 개의 배터리를 쌓아 놓고 있었다. 연락이 두절됐던 21명은 2층 작업장에서 발견됐다. 작업 중 폭발이 발생한 후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대원들이 화재 발생 후 4시간 40분이 지난 뒤에야 건물에 집입할 수 있었던 것은 리튬 배터리 특성상 불을 초기에 끄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튬 배터리에 불이 붙었을 때 물을 뿌리면 수소 가스가 발생하면서 폭발하기 때문에 불을 끄는 데 어려움이 있다. 겉으로는 불이 꺼진 것처럼 보여도 열이 남아 있으면 추가 연쇄 폭발이 일어난다. 현장 브리핑을 맡은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선착대 도착 당시 내부에 있던 배터리셀이 연속 폭발하며 급격히 불이 번져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리튬 배터리는 금속성 물질이라 물로 진화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장 내 11개 동 가운데 불이 난 곳은 3동이다. 공장 건물이 전곡해양산단 북동쪽 부지 내에 따닥따닥 붙어 있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소방 당국이 사고 초기 인접 건물로의 연소 확대를 차단하면서 인근 건물로 불이 번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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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장 내 방재설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거나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건물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대형 물류창고와 달리 스프링클러 등 방재 시설 설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소방 장비 설치 및 정상 작동 여부에 관해 “조사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화성=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화성=손대선 기자 sds11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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