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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Pick] 출사도 포기하고 45년간 700회 '헌혈 천사'…700만 원 기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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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회가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지만 첫 헌혈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많은 생명을 살린 저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최근 서울 강서구 헌혈의 집 중앙센터에서 700번째 헌혈을 마친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입니다.

오늘(24일) 대한적십자사는 이승기(68) 씨가 700회 헌혈을 맞아 지난 21일 헌혈의 집 중앙센터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23세인 1979년 첫 헌혈을 한 이후 45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많은 생명을 살린 그는 그동안 모아 온 헌혈증서 200장과 함께 헌혈할 때마다 1만 원씩 모아 마련한 700만 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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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씨가 작성한 헌혈 일지(왼쪽), 대한적십자사에 기증한 헌혈증서 200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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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헌혈을 시작했던 그는 1987년 백혈병을 앓는 20대 여성에게 혈소판 헌혈을 한 이후 환자의 아버지로부터 여성의 완치 소식을 들었을 때 헌혈을 멈춰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과거 전혈(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것)만 가능하던 때에는 두 달에 한 번, 1990년 이후 성분 헌혈이 가능해진 뒤로는 거의 2주에 한 번꼴로 혈액원을 찾았습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이 씨는 혹여나 헌혈을 못 하게 될까 봐 최근 출사 목적의 해외여행도 헌혈 정년 이후로 미뤘으며, "건강해야 헌혈한다고 하지만 헌혈해서 건강하다고 생각한다"며 좋아하는 술도 헌혈 전엔 마시지 않았습니다.

만 69세인 헌혈 정년을 이제 18개월 남겨둔 이 씨는 "저출산으로 헌혈자는 줄고, 고령화로 수혈자는 늘고 있다. 헌혈 정년을 늘려야 한다"며 "헌혈 정년이 늘어난다면 죽을 때까지 헌혈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첨단 의학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람이 혈액을 만들 수는 없잖아요. 수혈이 필요한 사람은 여전히 많습니다. 수혈자가 남이 아닌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헌혈에 적극 동참해 줬으면 고맙겠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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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회 헌혈을 달성한 헌혈자 이승기 씨(오른쪽)가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중앙혈액원에서 김상진 서울중앙혈액원장에게 감사패를 받은 뒤 인증 사진을 찍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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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적십자사 제공, 연합뉴스)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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