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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AI기술 접목한 교과서, 교사·학생 모두에 도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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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인공지능(AI) 교과서의 목표는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최근 방한해 매일경제와 만난 스티브 챈 굿노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그가 기술(AI)을 통해 교육시장 혁신에 나선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AI를 교과서에 접목하면 아이들이 더 즐겁게 그리고 더 빨리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좋은 교육을 위한 교사가 충분치 않은 환경에 처한 국가들에서 AI가 학생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굿노트는 전 세계에 월간활성사용자(MAU)를 2400만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1위 필기 앱을 서비스하고 있는 회사다. 홍콩과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상장사로 글로벌 에듀테크 유니콘으로 평가받지만 재무 성과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업계에선 워낙 수익이 많아 외부 투자를 받지 않는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굿노트는 최근 공격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교재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기존 필기 앱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교육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생성형 AI가 교육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챈 CEO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굿노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어떻게 잘 가르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했다"면서 "이 같은 측면에서 AI가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고, 우리의 목표는 교육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굿노트는 AI 필기 기능으로 틀린 철자를 수정해주고, 수학 문제를 풀 때 수식 힌트를 제공하는 등 AI 기반 필기 기술을 탑재하며 에듀테크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 있다. 나아가 AI가 실질적으로 교육에 쓰일 수 있도록 통합·적용하는 것이 챈 CEO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큰 그림으로 보인다.

그에 따르면 굿노트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교육 서비스 등을 개발 중이다. 테크·교육업계에서는 이미 필기 앱 시장에서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사용자를 대규모 보유하고 있는 굿노트가 내놓을 사용자 기반 서비스가 AI 분야의 새로운 '킬러 앱'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챈 CEO는 AI가 인간 교사를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AI 튜터 혹은 에이전트가 학생들을 도울 수 있지만, 학생들은 교사들과의 교감과 인간적인 관계를 여전히 필요로 할 것"이라면서 "아이들을 지도해줄 선생님은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고, AI가 선생님들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챈 CEO는 "AI가 교사들의 교육 준비 과정을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학생들의 요구를 식별해 더 개인화된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굿노트에 탑재된 AI 기술로 교사는 학생의 학습활동 이해도를 파악하고, 도달 수준에 맞는 1대1 피드백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굿노트는 한국 에듀테크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굿노트는 국내 기업들이 굿노트에서 교재를 판매하도록 하고 굿노트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교재를 이용할 수 있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국내 전자책 교재들을 굿노트 생태계 안으로 가져와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연동을 완료한 것이 특징이다. EBS·YBM·다락원 등 국내 업체들이 입점했고, 연동된 전자책 교재는 1000여 권에 육박한다.

특히 굿노트는 국내 디지털 교재를 굿노트 앱 내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현재는 교재 서비스가 굿노트6 앱 안에 인앱 마켓 형태로 존재하는데, 굿노트 인앱 마켓에서 바로 교재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작업이다. 이르면 다음달 중 YBM 토익·외국어 교재 등을 굿노트 마켓에서 직접 판매한다. 이를 통해 한국 사용자들은 PDF 교재를 넘어 굿노트 필기 기능을 활용해 문제와 답지를 빠르게 오가며 공부할 수 있고, 동영상 강의 등을 화면 위로 띄워놓고 공부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챈 CEO는 "콘텐츠 확장성을 넓히기 위해 출판사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면서 "동시에 출판사의 지식재산권(IP)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굿노트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규모와 성장성 측면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굿노트 내부 매출에서 한국은 톱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다. 특히 한국은 교육열이 높아 에듀테크 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굿노트 입장에서는 최적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챈 CEO는 "한국 시장은 굿노트에 톱5 시장 중 하나"라면서 "열성적인 공부 문화는 말할 것도 없고 굿노트를 사용하는 선생님들이 많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며 새로운 기술 적용에 거부감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우수한 정보기술(IT) 인적 자원에도 주목하고 있다. 굿노트는 올 1월 강연·회의·동영상 콘텐츠를 자동 정리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국내 AI 스타트업 드랍더비트를 인수해 직원 전원을 고용 승계하기도 했다. 챈 CEO는 "그들로부터 배우고 있고, 많은 시너지가 있다고 느낀다"면서 "기술 차원에서 한국이 매우 좋은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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